‘WM전문가’ 박봉권 대표와 김해준 대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대처 방안에 주목
‘WM전문가’ 박봉권 대표와 김해준 대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대처 방안에 주목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9.14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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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억원 규모 ‘로열클래스 글로벌M’ 펀드 환매중단...부실관리 비난 확산
다수 자산운용 거친 WM전문가, 박봉권 사장 효과 ‘눈길’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올해 자산관리·투자은행(IB) 경쟁력을 뽐내며 두각을 나타내던 교보증권이 사모펀드 환매중단이라는 암초에 걸렸다. 김해준 사장 단독 대표 체제 12년 만에 박봉권 사장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 첫해에 발생한 위기인 만큼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규모 환매중단으로 논란을 빚은 일명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 이슈는 곧 회사 이미지와 직결되는 경향이 짙어지는 분위기에서 ‘자산관리통’으로 꼽히는 박봉권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에도 관심이 모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교보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50%, 52.7%씩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냈던 1분기에 비해 선방한 셈이다.

교보증권은 실적 상승에 이어 기업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호재를 맞이하기도 했다. IB와 자산관리 비중이 타 중소형 증권사 대비 높아 이익창출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주요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수석 연구원은 “교보증권은 수지구조상 자산관리·IB 부문 비중이 높아 수익창출력과 사업포트폴리오 측면에 경쟁우위를 점해 왔다”며 교보증권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올렸다.

안 연구원은 “이에 더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력 강화는 조달·운용 측면의 사업기회 확대로 이어져 시장지배력이 보다 제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6월에 교보증권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성사로 1조2000억원의 자본력을 갖추게 됐다.

호재가 이어지던 교보증권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사모펀드 환매중단이었다. 지난 7일 교보증권은 ‘교보증권 로열클래스 글로벌M 전문 사모투자신탁’ 투자자들에게 펀드 환매 중단을 통보했다. 해당 펀드는 총 105억원 규모로, 앞서 지난 3월 상환에 실패하며 이달 말일로 환매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환매연기 이후 교보증권은 지난 5월 피투자펀드 운용사를 PGCM으로 교체했고, PGCM은 회계법인 PwC와 실사를 진행한 결과 대상 대출채권의 98%에서 부실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환매중단에까지 이르게 된 원인은 운용사가 부실 채권 발생 시 5영업일 이내 정상채권으로 돌리도록 한 약속을 어겨 결국에는 자산 중 98% 가량이 부실화 됐다. 사실상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 전체가 날아갈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투자금 전액에 가까운 자산에서 부실이 날때까지 교보증권은 전혀 몰랐다는 데 대해 ‘부실관리’라는 비난이 나오기도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관리는 실사나 여러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긴 하지만 증권사들의 안일했던 태도 또한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교보증권 또한 부실관리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관련 잡음이 확산하는 가운데 올해 초 김해준 사장과 박봉권 사장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초 교보증권은 박봉권 전 교보생명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기존 김해준 사장 단독 체제에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사장은 증권업계 최장수 CEO로 지난 2008년부터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교보증권이 대표이사 체제를 전환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증권가의 최대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자산운용부문에 힘을 싣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주식·채권 운용 업무를 맡았고 이어 HDC자산운용, 피데스자산운용, 국민연금을 거쳐 자산운용 경력을 쌓아 온 자산관리(WM)전문가다. 지난 2010년 4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는 교보증권에서 고유자산운용본부장 전무를 맡았다. 이어 그 해 2월부터는 교보생명에 돌아와 투자사업본부장 전무, 자산운용담당 전무, 자산운용총괄(CIO) 부사장으로 지냈다.

이번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해결이 박 사장에겐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력이 화려한 만큼 사태에 대한 대처와 해결법 모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임사태 이후 환매중단 이슈와 회사 이미지가 직결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해당 이슈는 계속해서 교보증권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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