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들이 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이 늘어나면서 역대치 실적을 기록했다. 이기간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들도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지만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하반기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지난 6월 말 기준 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5976억원 대비 14.5%(864억원) 증가했다.
비이자손실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각 794억원, 461억원 늘었지만 이자이익의 증가 폭이 훨씬 컸다.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4268억원으로 1년 전 2조1617억원보다 2651억원 뛰었다.
자산 규모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총자산은 8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77조2000억원보다 7.0%(5조4000억원) 불어났다.
총대출은 6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65조원 대비 6.6%(4조3000억원) 뛰었다. 이 중에서 가계대출 27조8000억원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6.5%(1조7000억원) 뛰었고, 기업대출 39조2000억원은 법인대출 위주로 5.3%(2조원) 늘었다.
자기자본은 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조원과 비교하면 6.3%(5668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순이익 시현으로 이익잉여금이 6840억원 많아졌다.
같은 기간 건전성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3.7%로 작년 말(3.7%)과 비슷했고, 작년 6월 말보다는 0.4%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대출 연체율(4.0%)은 작년 말보다는 0.1%포인트 올랐지만, 작년 6월 말보다는 0.2%포인트 낮았다. 가계대출 연체율(3.4%)은 작년 말(3.6%)과 작년 6월 말(4.0%) 어느 쪽과 비교해도 더 낮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가계가 타격을 입었지만, 연체율은 경기 후행지표인 데다가 연체율을 계산하는 분모인 대출총액이 크게 늘면서 연체율 하락 '착시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말보다 0.2%포인트 낮은 4.5%였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86%로 작년 말보다 0.03%포인트 올랐으며, 규제 비율(자산 1조원 이상은 8%, 1조원 미만은 7%)을 상회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에 비하면 대출 상환 만기 연장 규모가 크지 않다"며 "상반기에는 우려했던 것만큼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성 지표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대상 채권의 건전성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