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급물살...카드사는 ‘남모를 속앓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급물살...카드사는 ‘남모를 속앓이’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9.01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급 방식에 따라 준비도 다르다...카드사, 만반의 '준비'
오히려 마이너스인데..."정부에 비용 청구하면 되나요"
카드업계, 재난을 미끼로 이자 장사 할 생각 '無'
실물경제 어려움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정치권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카드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물경제 어려움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정치권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카드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정치권에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카드업계도 지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지급 방식이 카드사를 통한다고 가정했을 때, 전(全)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됐던 1차 때와 같은 방식인지 아닌지에 따라 카드사가 준비해야 할 부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채비를 하면서도 카드사는 한편으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카드수수료를 챙긴다는 이유로 ‘국가재난 속에서 국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양책에 동원되며 오히려 마이너스를 보면서도 불만의 소리 한 번 낸 적이 없는데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신속하고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방침이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급물살...카드사도 만반의 준비 예고

실물경제 어려움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정치권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차 지급과 마찬가지로 재난지원금이 카드사를 통해 지급될 경우 카드사들은 신속하고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다.

1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7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6% 감소했다. 6월(2.3%)까지 플러스(+)를 유지했던 수치가 7월 들어 갑자기 줄어들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재난지원금 소진으로 소비가 다시 위축된 것으로 보고 2차 재난지원금 지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급 방식에 따라 홈페이지 작업 및 서버 증설 등 카드사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방법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지, 계층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별적으로 지원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만약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면 서버 증설에 들이는 비용도 재산정해야 한다. 선별 지원으로 실시된다면 또 그에 맞는 홈페이지 메뉴 추가 등 시스템 작업을 해야 한다. 앞서 진행된 1차 지원 당시 카드사별로 시스템 작업 및 서버를 증설 하는 데만 10억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1차 지급 당시 발생했던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하고 발생하는 문제들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방침이다. 재난지원금 신청 첫날이었던 지난 5월 11일 일부 카드사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었다. 신청 예상 대기 시간이 30분을 넘기는 곳도 있었고 대기자가 1300명이 육박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 신청을 대비해 평소보다 서버를 50% 이상 늘리기도 했지만 접속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증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카드업계는 이번에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면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미 한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1차 때보다는 수습하기가 좀 더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 오히려 마이너스인데..."정부에 비용 청구하면 되나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활발해지며 지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비난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카드업계는 카드사를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카드사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 보는 것은 비용을 철저하게 배제시키고 매출만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카드 결제 건수가 많아지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하지만 매출이 증가한다고 이익이 무조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수익구조에서 이익을 산정할 때 매출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가 순수 이익이다. 카드사를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에서 카드사들은 서버를 추가로 증설하고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만 하더라도 한 카드사당 10억원을 훌쩍 넘게 들어간다.

앞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 때 도마에 올랐던 ‘수수료수익’ 부분에서도 역시 얻을 게 없다. 재난지원금 사용 대상이 되는 사용처들은 대부분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인데, 이들이 결제 한 건당 내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이다. 하지만 카드사는 네트워크수수료와 선지급되는 구매대금, 서버 증설 관련 비용을 모두 제외하더라도 단계별 프로세스 같은 순수 원가로만 건 당 1,6%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니까 결제가 발생할수록 카드사의 결제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선지급 카드결제 대금 조달을 위해 카드사는 1~2%대의 이자도 부담하고 있다. 카드사를 통한 재난지원금 지급은 카드사가 먼저 국민에게 지급하고 정부가 차후에 돌려주는 구조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정부의 부양책에 이용될 때 이득을 볼 때도 있고, 못 볼 때도 있다”면서 “이에 따라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익측면에서 이득을 바라는 것 또한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가 국가재난 시기에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난은 억울하다. 1차 때와 같이 그런 비난은 없기를 바란다”라고 토로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정부지침대로 하는 것뿐, 재난지원금으로 수수료 장사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장사를 할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카드사는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국가에 청구하면 그만인 것. 그런 카드사가 한 곳도 없지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당시 ‘재난지원금 카드 수수료는 카드사만 배부르게 해주는 것’이라는 비난이 제기되며 국민청원까지 오른바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