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조 육박 ‘코로나 대출·이자’ 재연장...은행, 리스크 관리 위협 ‘우려’
39조 육박 ‘코로나 대출·이자’ 재연장...은행, 리스크 관리 위협 ‘우려’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8.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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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이자유예 9월 재연장에 대출 실무진들 '난색'
은행권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원금 상환 만기와 이자 납기를 미뤄준 대출 규모가 39조원을 육박한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원금 상환 만기와 이자 납기를 미뤄준 대출 규모가 39조원을 육박한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원금 상환 만기와 이자 납기를 미뤄준 대출 규모가 3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연장·납입 유예 시한이 9월 말로 다가오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강력한 요청 등에 은행들이 결국 재연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계기업의 상징인 ‘이자 유예’라도 빼달라고 당국에 호소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관련 여신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2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만기가 연장된 대출(재약정 포함) 잔액은 모두 35조79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원금을 나눠 갚고 있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 4조280억원도 받지 않고 미뤄줬고, 같은 기간 이자 308억원도 유예했다. 여러 형태로 납기가 연장된 대출과 이자 총액이 39조138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현재 금융권과 금융당국은 이렇게 미뤄둔 대출과 이자의 9월 말 이후 처리 방법을 놓고 논의 중인데 일단 금융당국이 내놓은 발언에 비춰보면 '재연장·유예'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9월 재연장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후 은 위원장은 "대체로 대출 원금과 이자 연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좀 더 의견수렴을 해서 가급적 이달 안에 (재연장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실물경제 어려움 등 당국의 취지에 공감은 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재연장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도 비 오는데 우산을 뺏기 어렵다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기 때문에 대출 만기 재연장에는 어느 정도 의견을 모은 상태"라면서도 "하지만 이자까지 유예하는 것에는 실무진(대출 실무부서)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은행 대출 담당자 등에 따르면 실제로 은행들은 은 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앞서 은행연합회에 "특히 이자 유예 재연장은 건전성 측면에서 위험한 조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까지 유예하는 무조건 적인 재연장은 기간이 끝난 후 은행과 기업 모두에 부담이 되는 조치”라며 “원금이나 이자 일부를 상환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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