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세족' 종가집, '신진사대부' 비비고...포장 김치 여름 대전
'권문세족' 종가집, '신진사대부' 비비고...포장 김치 여름 대전
  • 김새봄 기자
  • 승인 2020.07.29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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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1·2위간 시장 점유율 차이 5% 안팎
전통 강자 종가집, 신흥 강자 비비고
작년 9月, 비비고 2.9% 차이로 대상 턱밑까지 추격
종가집 여름 김장대전. (제공=대상 종가집)

[화이트페이퍼=김새봄 기자] 포장 김치 시장 점유율 1위를 위한 종가집과 비비고의 싸움이 뜨겁다. 작년 기준 종가집과 비비고의 포장 김치 점유율 차이는 5% 안팎이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종가집과 비비고는 각각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포장김치를 둘러싼 대상그룹과 CJ제일제당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90년대 ‘CJ 햇김치’로 김치 시장에 진출했다. 또 2006년에는 하선정 종합식품을 인수해 ‘하선정 김치’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김치 사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종가집은 오랫동안 김치에 특화된 기술과 연구개발로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의 파상공세에도 종가집 김치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2016년 CJ제일제당이 ‘비비고 김치’를 선보이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던 대상 종가집의 점유율이 갈수록 낮아졌다. 반면 CJ제일제당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갔다. 결국 작년 9월 CJ제일제당은 대상의 턱밑까지 쫓아갔다. 당시 대상 종가집 김치와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불과 2.6% 포인트에 불과했다.

■ 갈수록 커지는 포장김치 시장

국내에 포장김치가 등장한 건 1980년대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전통적인 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상품화를 추진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나 발효음식인 김치의 특성상 포장이 쉽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한 회사가 바로 ‘종가집’이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김치를 돈을 주고 사서 먹는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포장김치가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년 전이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포장김치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김포족(김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김치를 담가 먹는 대신 포장 김치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기성세대로까지 퍼졌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여파로 포장 김치 시장 규모가 더 커졌다. 실제 오프라인 채널 기준 올해 1~5월 포장 김치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판매량이 증가한 상위 품목 5개 중 포장김치가 24%로 1위에 올랐다. 업계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포장김치 시장 규모의 3000억 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별미김치인 '비비고 열무물김치'와 '비비고 단지김치' (제공=CJ제일제당)

■ 종가집 1위 턱 밑까지 추격한 비비고의 ‘투 트랙 전략’

대상 종가집은 2015년까지 시장 점유율 60%대를 지켰다. 포장 김치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16년이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김치’를 선보이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비비고는 맛과 가격, 그리고 ‘브랜드 파워’로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 당시 비비고는 ‘왕 교자’로 젊은 층의 인기를 얻고 있었다. 비비고는 이점을 활용했다. 2006년 인수했던 하선정 김치는 가성비를 내세웠다. 반면 ‘비비고 김치’는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었다. ‘비비고 김치’는 고급 원재료를 사용했다. ‘비비고 김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비비고 관계자는 “‘비비고 김치’의 주 고객은 젊은 층”이라면서 “1·2인 가구용 3kg 포기김치와 써는 김치, 500g짜리 소포장 제품이 1·2인 가구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소비층이 젊은 층뿐만 아니라 다른 범주까지 넓어지고 있다”라며 “김포족에게도 많이 소비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 시장 점유율 5% 안팎...최종 승자는

종가집은 다음 달 31일까지 ‘정원e샵’에서 ‘종가집 여름 김장대전’을 진행한다. 포기·나박·열무·맛김치 등을 묶어서 할인 판매한다. 특히 ‘전라도식 김치’, ‘잘 익은 톡톡 아삭 김치’, ‘갓 담은 생생 아삭 김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비비고 역시 열무물김치, 오이소박이김치 등 계절 특화된 김치를 철마다 선보이고 있다. 비비고는 8월 10일부터 온라인 여름 기획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5% 안팎의 치열한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 인수 이후 재무부담에 힘겨워하고 있어 김치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는 당분간 박빙의 승부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장김치 업계 관계자는 “누가 더 많은 비용을 들여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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