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무산…이스타항공 문닫나
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무산…이스타항공 문닫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7.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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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나란히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양사가 주식매매계약을 맺은지 4개월 만이다.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의 주식 매입 의혹과 선결 조건 불이행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설립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빠졌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과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앞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8일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지 7개월여만으로 지난 3월 2일 SPA를 맺은 뒤로 4개월여 만이다. 제주항공은 공시 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어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양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계약서상 선결 조건 이행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17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를 둘러싼 주식 매입 자금 의혹 등 각종 의혹에 이 의원이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수 무산을 막지는 못했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달 1일 이스타항공에 선결 조건을 제시하면서 10영업일 이내에 모두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끝내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당시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한발짝 물러선 모양새를 보였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노딜' 선언만 남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상직 의원이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이 닫힐 위기에 처했다. 이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의 무더기 실직 사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다.

또한 선결 조건 이행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소송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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