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고객중심 과정가치’ 경영철학 검증대 오른다
“옵티머스 사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고객중심 과정가치’ 경영철학 검증대 오른다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7.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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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사장 '투자자 달래기vs주주가치 제고'...오리무중
과정가치 중시해 온 정영채 사장 “판매사 고통 피할 생각없다”
NH투자증권, 선지급 비율이 50%여도 2000억원 넘어... 올해 예상 순익 절반 수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NH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옵티머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투자자 달래기와 주주가치 제고 사이에서 오리무중에 빠졌다. 투자자를 달래기 위해선 그들이 만족할 만한(100% 원금보상) 선지급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이는 곧 배임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깊은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옵티머스 사태는 그동안 정 사장이 강조해온 ‘고객 중심의 과정 가치’라는 경영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검증대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3일 정기 이사회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자에 대한 보상안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의 주요 안건은 케이뱅크 유상증자 참여지만 옵티머스의 경우 피해 규모가 크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영채 사장이 과연 투자자 달래기와 주주가치 제고 사이에서 적절한 절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온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정 사장은 올 해 초 신년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고객’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에 가장 좋은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결과만큼이나 결과를 만들어 낸 과정의 가치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정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법리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손님(투자자)이 손해를 봤다”며 “판매사가 겪어야 할 고통을 피할 생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 대상 원금 지급 비율과 지급 시기는 이번 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한투증권과 동일한 비율인 70%를 지급하기로 결정해도 현재 ‘원금 100% 보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을 달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원금 100% 선지급 결정을 내리기도 어렵다. 주주가치 훼손에 따른 배임 이슈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은 현재 100% 원금 보상을 요구하며 피해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옵티머스 비상대첵위원회(비대위)는 여의도에 소재한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권혁관 비대위원장은 “NH투자증권은 주주 배임 등 각종 핑계를 대고 있다”라며 “배상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유동성 지연이라는 말을 쓰면서 책임을 피해가려고 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권 비대위원장은 “조건 없는 선지급에 대해 최소한 한국투자증권 이상은 해야 하지 않냐고 물어보니 NH투자증권은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라며 “어디는 50% 선지급하고 어디는 70% 지급하면 기존에 NH투자증권을 신뢰한 고객더러 한국투자증권으로 가라는 건가 싶다”라고 성토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는 정부 산하 기관 및 기업 발주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 등의 매출채권을 만기 전 할인 가격으로 구입하고, 만기 도래 시 원금에 수익을 얹어 돌려받는 구조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옵티머스가 설명한 것과는 달리 이 펀드 중 약 2700억원은 대부업체나 부동산 컨설팅 업체에 투자됐다. 일명 ‘자산 바꿔치기’로 투자자들을 유인한 한 것이다. 옵티머스운용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안전한 공공 채권에 투자한다는 부분이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은 이달 초 옵티머스 투자자들에게 원금 7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선지급 대상이 된 펀드는 상환 연기된 펀드와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펀드 두 종류로 총 287억 규모이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중 환매가 중단됐거나 만기가 남은 펀드 규모는 4327억원으로 판매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만약 선지급 비율이 50%만 돼도 2000억원이 넘어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4700여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예상치 못했던 사기 범죄로 인해 고객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고객 재산보호를 위한 최선의 안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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