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인국공 분노'… ‘조국 사태' 닮았다
거세지는 '인국공 분노'… ‘조국 사태' 닮았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6.26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국공 사태'가 사회 전반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인국공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 22일 보안검색 요원 19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제2 조국 사태'까지 거론되며 사회 문제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찬스를 얻은 자와 그렇지 않은 대다수' 사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물론 취업 준비생까지 신음하게 만들고 있다. 공정·정의·평등의 가치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사태의 발단은 인천공항공사가 이번에 단행한 직고용이 절차상 중요한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측면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뜨거운 감자 중 하나가 취업과 대입 문제다“라며 ”내가 들어갈 수도 있는 자리가 외부 요인으로 없어지는 걸 지켜보면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도 ‘동일시’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조국 사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작년 9월 전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정경심 교수가 재직했던 동양대 표창장을 입시에 활용한 정황 등이 드러나며 청년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정부의 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5일 모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과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일자리는 관련이 없다고 발언해 원성을 샀다.

'아르바이트로 입사한 보안검색 요원이 연봉 5000만원을 받을 것'이라는 풍문과 함께 '전환돼도 비정규직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공사의 해명 역시 거세지는 논란을 수그러지게 하지는 못했다. 

청년들의 분노가 가짜뉴스에 휘둘렸기 때문이라는 정치인들의 인식도 한 몫 했다.  

곽 교수는 “'동일시'로 인해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을 늘어놓아도 듣는 이에겐 핑계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조국 사태로 말미암아 불거진 ‘아빠 찬스’와 본질적으로 다름없다”고 말했다.

공기업 공개채용을 준비하다 현재는 민간기업에서 근무 중인 30대 초반 A씨는 “공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비정규직을 일순간에 직고용하면 공채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노·노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인천공항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공사의 기습적 발표로 자회사 노동자들은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취업 준비생들은 채용 기회가 줄어들까 동요하고 있다“며 ”공정·정의·평등의 모든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