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신용대출이라니...카드론 확대한 롯데카드, 수익감소 전망에 ‘암울’
네이버가 신용대출이라니...카드론 확대한 롯데카드, 수익감소 전망에 ‘암울’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6.23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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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대출' 이중구조에서 삼중구조로 바뀐다...파이 나눠먹어야
롯데카드, 지난해 카드론 전년比 8배 급증...카드론 수익 감소 영향 클 듯
지난해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조1003억원으로 전년(2조6121억원)보다 18.7%(4882억원) 급증했다.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조1003억원으로 전년(2조6121억원)보다 18.7%(4882억원) 급증했다.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최근 카드업계는 소액결제를 넘어 이제는 후불결제·중금리 신용대출 등 독식하던 ‘고유권한’ 마저 점령당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후불결제 서비스부터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위원회 지정대리인 선정까지 IT(정보기술)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용대출까지 영업력이 뻗으면 카드사들은 쏠쏠한 먹거리였던 카드론 수익까지 나눠야 할 판이 됐다. 이렇게 되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내 7개 카드사들 중 지난해 카드론 비중을 대폭 확대해온 롯데카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4일 금융위로부터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됐다. 또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서비스’는 이르면 내달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대리인은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금융회사와 함께 시범운영(테스트)할 수 있는 제도다. 지정대리인에 선정되면 기업이 금융사와 계약을 맺고 예금·대출심사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쇼핑 입점 업체의 판매 실적, 반품률, 쇼핑등급 등을 토대로 중금리 신용대출 서비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즉 네이버파이낸셜에게 이번 지정대리인 선정은 신용대출 영업의 길이 열린 셈이다.

금융위 지정대리인에 선정됐다고 해서 네이버가 당장 신용대출 상품 자체를 취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금융당국의 의도는 후불결제서비스를 열어주거나 신용대출 심사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빅테크사도 주 금융권 범주 안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당국의 의도대로라면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들 간 협업으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카드사들의 이익적인 측면을 따져볼 때 당장부터 카드론 이익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 카드사에서 대출 받는 방식은 고객이 직접 카드사를 통해 돈을 빌리고 그에 따른 이자는 카드사가 모두 가져가는 이중구조였다. 하지만 고객이 네이버파이낸셜을 거쳐 카드사에 돈을 빌린다면 ‘고객→네이버파이낸셜→카드사’로 흘러가는 삼중구조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고객이 지불하는 대출이자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이 중간수수료를 떼 가게 되는데 이는 곧 카드사의 수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즉 카드사 입장에선 그동안 독식해온 파이를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말이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후불결제를 시작으로 신용대출까지 네이버의 점령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카드사에는 위협으로 다가온다”며 “특히 쇼핑부터 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등 닿지 않는 곳 없는 플랫폼 강자들에 신용대출 영업환경을 열어주면 카드사의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카드사들의 자산구조를 분석해본 결과, 빅테크 기업을 통한 삼중구조 신용대출로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전망되는 회사는 롯데카드였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조1003억원으로 전년(2조6121억원)보다 18.7%(4882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카드론 잔액은 전년보다 13.3%(3067억원) 늘었고, KB국민카드는 8.15%(4031억원), 신한카드 7.69%(3263억원), 삼성카드 7%(3263억원), 하나카드 9.6%(2127억원), 현대카드 4.8%(1814억원)순이었다.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 증가율은 2위인 우리카드를 제외하면 타 카드사들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 2017년~2018년까지는 두 배 가량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들어 갑자기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에서 작년까지 불과 1년 새 카드론 수치가 8배가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카드사들의 2018년 대비 카드론 순증규모는 0.9~1.5배 사이였고, 현대카드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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