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언택트’ 판매 확산하는데…국내 시장은 ‘주춤’
車업계 ’언택트’ 판매 확산하는데…국내 시장은 ‘주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6.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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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온라인 판매 가속화
자동차 언택트 판매 확산(사진=연합뉴스)
자동차 언택트 판매 확산(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시장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언택트’ 문화가 자동차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시장에 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자동차를 사는 행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언택트’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가 17일 내놓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망 : 불확실성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내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3% 감소한 153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자동차 제조·부품 업계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심각한 재정 상태를 겪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재정 악화를 더 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언택트’ 판매가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에서 온라인 판매가 가장 활성화 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로 꼽힌다. 컨설팅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2016년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된 자동차 수는 100만대, 금액으로는 1007억 위안(약 16조5581억원)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제를 통해 팔리는 차량 역시 수 만대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완성차업체인 포드는 지난 2018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와 자동차 판매 협약을 맺었다.

미국에서도 자동차 온라인 구매가 활발하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은 온라인 구매자 전용 혜택을 마련하고 딜러 시스템과 연계한 금융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미국 50개 주에 위치한 1600여 딜러사가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삼는 기업은 테슬라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9월 전면 온라인 판매를 선언한 뒤 국내 영업점을 모두 닫았다. 현재 서울에 테슬라코리아 지사 한 군데만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의 이 같은 과감한 행보는 완성차업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1분기 총 4070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1% 성장했다. 테슬라가 이처럼 온라인 판매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이다. 테슬라는 영업점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대비용을 절감해, 차량 가격이 인하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격 인하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판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완성차 업체가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는 르노삼성이 온라인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7년 처음 e-쇼륨을 열었다. 소비자는 e-쇼룸을 통해 견적을 산출하고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한 원격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또 지난달에는 333대 한정으로 XM3 온라인 특판을 실시했다. 예약자에게 지급되는 경품은 하루 만에 소진됐다. 사전계약 중 온라인 신청이 20%를 상회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을 제외한 국산차 업계는 아직 온라인 판매에 소극적이다. 판매사와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한국GM이 지난 2016년 ‘아베오’ 차량을 온라인 판매하기로 하자, 판매노조가 크게 반발했다. 당시 한국GM판매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현대·기아차가 온라인 판매를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 먼저 시도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미국과 인도에서 언택트 판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를 전면 도입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기아차도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판매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자동차 판매에서도 '언택트' 판매라는 뉴 노멀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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