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올해 국내 시중은행들 가운데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대출 이자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두 은행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이차보전 대출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발한 전례 없는 위기에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장사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NH농협·SC제일·신한·우리·하나·씨티은행 등 국내 7개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5%였다.

은행별로 보면 SC제일은행이 5.07%로 가장 높았고 씨티은행이 4.51%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 밖에 하나은행과 KB국민행이 각각 3.35% 3.09%로 뒤를 이었고, NH농협·신한은행이 2.93%로 같았다. 이 기간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2.92%였다.

4월에도 씨티은행(5.04%)과 제일은행(5.02%)은 신용대출 고금리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씨티은행은 올해 1~5월까지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2~3% 수준의 대출금리를 유지한 것과는 반대의 행태를 보였다. 씨티은행의 1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20%로 금리가 가장 낮았던 우리은행(3.32%)보다 무려 2% 가까이 높았다. 이어 2월과 3월에도 각각 5.47%, 5.04%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1~2% 높았다.

앞서 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이차보전 대출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이차보전 대출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초저금리(연 1.5%)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정부가 시중 대출금리와 초저금리(1.5%) 간 차이의 80%를 지원해줘 이차(利差)보전 대출로 불린다.

하지만 두 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실행액은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며 소극적인 자세로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적 금융과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였다.

이에 대해 두 은행은 “대출을 안 하려고 한 게 아니라 고객들이 찾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주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발길을 돌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달 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행한 대출금리는 각각 7%, 5%대였다. 이 기간 가장 저렴한 금리(3.84%)를 적용한 농협은행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차이난다.

금융당국은 최근 씨티은행에 할당한 이차보전 지원액을 기존 25억원에서 3억원으로, SC제일은행은 33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깎았다. 이렇게 축소된 금액은 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에 추가로 할당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두 은행의 이차보전 대출에 대한 입장과 관련, “은행이 대출받으러 온 사람에게 ‘NO'를 외칠 필요는 없다. 그저 금리만 높게 잡아 올리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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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jhe910@whitepaper.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