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발목잡힌 대한항공, 송현동부지 매각 차질‥ 결국 '유찰'
서울시에 발목잡힌 대한항공, 송현동부지 매각 차질‥ 결국 '유찰'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6.11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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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매각에 나섰던 종로 송현동 부지 예비 입찰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대한항공)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대한한공이 매각에 나섰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예비 입찰이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공원화에 나서자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11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진행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입찰 의향서(LOI)를 제출한 기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와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서류를 받았다. 또 일부 기업들이 투자설명서를 받아갔으나 예비 입찰에 응한 기업은 없었다.

예비 입찰 단계인 만큼 입찰 의향서를 내지 않아도 본입찰에 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에도 선뜻 나서는 곳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송현동 부지 매각의 정중앙에 서울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북촌지구단위계획변경안을 공고하고 3만6642㎡ 규모 송현동 부지에 문화공원 조성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또 이 땅을 공개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4670억원에 사겠다고 대한항공에 제안했다. 공개입찰이 아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부지에 대한 적정 가격을 책정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는 매각 대금 납입 기한도 2021년부터 2년에 걸쳐 분할지급할 계획이어서, 대한항공의 자금 수혈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1조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한 데 이어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 의견서 제출 시한(18일)에 맞춰 서울시에 의견서를 낼 계획이다.

서울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항공 노조 역시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서울시의 발표로 송현동 매각이 불발될 것으로 예상되자 기내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2만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며 "서울시는 자유경제시장 논리에 따른 정당한 경쟁 입찰로 합리적인 가격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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