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재무상태에 울리던 경고음이 실제 수치로 하나둘씩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은 연체율은 오르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인 충당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부실채권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는 실물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는 하반기엔 더 확대될 수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의 ‘2020년 상반기 정기평가결과(3)’ 자료를 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기준 합산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율)은 1.5%로 지난해 말(1.4%)보다 0.1% 소폭 증가했다.

각 사 별로 보면, 하나카드의 1분기 연체율이 2.26%로 가장 높게 상승했고, KB국민카드가 1.60%, 신한카드 1.56%, 삼성카드 1.34%, 현대카드는 0.86% 순이었다. 롯데카드의 경우엔1.48%로 전년보다 -0.25%p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연체채권을 대비할 수 있는 대손충당금 비율인 충당금커버리지비율은 306%로 전년 말(311%) 대비 5%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및 대출성리볼링 등 대출성자산 중심의 연체율 상승 우려가 있었으나,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으로 실물경제 충격 대비 예상보다 견조했다는 평가다. 다만 나신평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분기 이후 내수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는 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상위권 카드사 대비 사업지위 및 재무안전성이 열위한 중소형 카드사의 재무지표 변동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란 관측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물경제가 하반기에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이상 연체율 수치가 내려가지는 않는다”라면서 “재난지원금이 소진되는 9월부터는 수익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중소형 카드사 중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도 늘었다. 다른 카드사들은 지난해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NPL은 부실채권을 뜻하며, 이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은 회사의 비용(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해야 할 채권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분기 현대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 0.7%로 전년 동기대비 0.2%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1분기 기준 NPL비율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올 1분기 롯데카드의 NPL비율은 1.3%로 전년 동기보다 0.1% 늘었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NPL수치가 가장 높게 치솟으며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는데 올해 첫 출발도 불안감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작년 롯데카드의 NPL비율은 1.48%로 전년 1.03%보다 0.45% 증가해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제조업 가동률 및 실업률 등 실물경기 측면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적극적인 금융지원책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만일 현실화될 경우 민간소비에 밀접하게 연동된 산업 특성 상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은 다소 저하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장하은 기자 jhe910@whitepaper.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