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급결제 시장이 무너지며 수익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카드사들이 고객확보에 잰걸음이다. 0%대 초저금리 기조에서 은행과 손잡고 고금리 적금을 내놓는가하면 코로나19로 더욱 주목받기 시작한 구독경제 시장에는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집계인 지난 4월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69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5.2%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실적도 함께 줄어들고 있어 카드사의 주 수익원인 지급결제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다.

월간 카드 승인금액 감소는 협회가 통계를 웹사이트에 공표한 2013년 2월 이래 2017년 10월 0.8%가 줄어든 것 말고는 코로나19 사태가 강타한 올해 3월이 처음이며 4월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3월 승인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으며 승인건수는 7.1% 줄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월별 카드 승인금액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코로나19 여파가 통상적인 생각 수준을 뛰어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지급결제가 줄어가자 카드사들은 카드 전월실적을 채우면 은행 적금 이자를 올려주는 고금리 적금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상품의 기본금리에 일정금액의 신용카드 전월실적을 채우면 우대금리를 더해주는 방식으로 은행 예·적금으로는 이자 불리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업계1위 신한카드는 SBI저축은행과 손잡고 연 최대 6.0%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금을 출시했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앱에서 만기까지 유지 시 기본금리 2.1%를 받을 수 있으며, 신한카드 사용조건을 충족하면 3.9%의 우대금리가 지급된다. 해당 적금의 가입기간은 1년이며 월납입 한도는 최대 20만원으로 선착순 2만 명까지 가입 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적금을 통해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우리은행과 함께 '우리 매직(Magic) 적금 바이(by)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기본금리 연 1.7%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연 5.7%까지 오른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월 납입 한도는 최대 50만원이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1.7%에 우대금리 최대 연 0.5%와 특별우대금리 최대 연 3.5%포인트를 준다.

삼성카드는 MG새마을금고와 제휴해 최고 연 4.5%의 금리를 주는 'MG가득정기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가 연 1∼2%대이지만 삼성카드의 이용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최고 연 2.5%까지 추가된다.

이밖에 최근 카드업계는 구독경제 시장을 공략한 상품을 선보이거나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구독경제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한 언택트 시대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번 계약하면 결제방식과 수단을 잘 바꾸지 않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핀테크 전문 기업 '핀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전문기업인 '콘텐츠웨이브'와 함께 '웨이브(wavve) 카드'를 출시했다. 웨이브 카드로 전월 실적 40만원 이상 이용 시 7900원(베이직 상품), 80만원 이상 시 1만3900원(프리미엄 상품)의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핀크머니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언택트(비대면)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요즘, 트렌드에 맞춘 카드 상품 기획을 통해 고객이 보다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위해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구독경제 서비스 전용 상품으로 '딥원스 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플레이, 멜론 등 이용고객에게 건별 최대 6000 포인트, 월 최대 3건까지 마이신한포인트를 준다.

이어 우리카드는 정기결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의정석 언택트'를 내보였고, 현대카드도 구독 서비스 혜택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러버'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계약기간 내 매월 정기결제가 진행되는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장기고객이 확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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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jhe910@whitepaper.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