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돌풍에 선점 경쟁 치열...앞장서는 신한, 뒤따르는 하나카드
‘언택트’ 돌풍에 선점 경쟁 치열...앞장서는 신한, 뒤따르는 하나카드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5.26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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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선방한 카드사 일단 '안도'..."지급결제는 금융위기보다 악화"
‘포스트 코로나’ 우리가 선점한다...앞장서는 신한, 뒤따르는 하나카드
‘합종연횡’으로 수익 넓히자...현대·신한·삼성카드, 타 금융권과 ‘맞손’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565억원) 15.2% 증가했다. (사진=각 사)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565억원) 15.2% 증가했다.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최근 카드업계에 ‘포스트 포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변화의 돌풍이 불고 있다. 서비스 제공을 넘어 이제는 카드상품 자체도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정조준 해 설계한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들과의 협업에도 박차를 가하며 수익 다각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주수익원이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대출증가에 따른 ‘불황형 흑자’ 탈출을 위해선 가릴 것 없다는 분위기다.

1분기 순익 선방한 카드사 일단 '안도'..."지급결제는 금융위기보다 악화"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4565억원) 15.2% 증가했다. 삼성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들이 플러스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적이 급감할 것이란 당초 우려와는 다르게 선방했다는 평가다. 카드업계는 일단은 안심이라면서도 대출확대를 통한 흑자에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다.

올 1분기 카드승인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5% 성장에 그친 반면, 카드론 이용액은 무려 14.1%나 늘었다. 지급결제 수익은 최근 들어 특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엽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집계인 지난달 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승인금액은 69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5.2% 감소한 수치다.

월간 카드 승인금액 감소는 협회가 통계를 웹사이트에 공표한 2013년 2월 이래 2017년 10월 0.8%가 줄어든 것 말고는 코로나19 사태가 강타한 올해 3월이 처음이며, 지난달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3월 승인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으며 승인건수는 7.1% 줄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월별 카드 승인금액이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메인 수익창구인 지급결제 성장이 뒷걸음친다는 말은 그만큼 카드사들의 수익 다각화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카드론 증가는 건전성에 대한 불안을 안고 가야 하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카드론은 연 15~20%대에 달하는 고금리 상품으로 까다로운 시중은행 대출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취약차주들이 주 고객층이다. 그만큼 연체율 관리도 어렵고 대출부실로 이어질 경우 회사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높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이 증가한다고 연체율이 당장 치솟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하강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연체율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우리가 선점한다...앞장서는 신한, 뒤따르는 하나카드

코로나19 사태는 카드업계에 위기 제공과 함께 변화의 소용돌이도 일으키고 있다. 전(全)금융권이 ‘포스트 코로나’ 맞이에 분주한 것처럼 카드사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속력을 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맞이 시동을 가장 먼저 켠 곳은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는 이날 100% 디지털 카드인 ‘신한카드 YaY(예이 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발급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며, 특징은 신청 후 즉시 모바일로 카드를 전송받아 신한페이판(신한PayFAN)에 등록해 사용하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 상품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대면 소비 중심의 경제에서 비대면 소비 중심의 경제로 변모하는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홈족’들과 ‘홈코노미 상권’에 특화된 혜택으로 구성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신한카드는 업계 최초로 100% 디지털 방식의 멤버십 서비스인 ‘디클럽(D-Club)’을 출시했다. 디클럽은 '한국형 애플카드'를 표방한다. 카드 신청, 발급, 이용, 상담 등 전 과정을 플라스틱 카드 없이 신한PayFAN(신한페이판)을 통해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하나카드도 실물카드를 없앤 100% 모바일 카드를 선보였다. 하나카드는 최근 몇 년간 ‘업계 꼴찌’라는 오명이 따라붙었으나, 올해엔 디지털화에 방점을 두고 실적 반등을 노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하나카드는 언택트 소비환경에 따른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모두의 쇼핑’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의 특징도 발급부터 이용 전 단계에서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해 실물카드를 없앤 모바일 카드라는 점이다. 하나카드는 앞으로도 ‘모두의 구독’, ‘집사의 기쁨’ 등 후속 상품 출시를 통해 모두의 기쁨 시리즈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카드는 대고객 서비스에서도 디지털을 적극 접목시켰다.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처리하던 카드 대행업무 중 신용·체크카드 발급 신청을 제외한 분실·재발급·포인트·결제일·한도 등 각종 변경 업무를 고객이 직접 홈페이지와 하나카드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카드 판매를, 이외 부수적인 업무는 하나카드 쪽에서 담당하도록 분업화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한’ 슬로건을 바탕으로 계열사끼리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합종연횡’으로 수익 넓히자...현대·신한·삼성카드, 타 금융권과 ‘맞손’

포스트 코로나와는 별개로 최근 카드업계에 또 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합종연횡’을 통한 수익 다각화 모색에 나선 것. 주수익원인 지급결제가 줄어가자 은행 등 다른 업종과 협업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대카드는 우리은행의 정기적금 상품과 연계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가 출시한 정기적금 상품인 '우리 매직(Magic) 적금 바이(by) 현대카드'는 기본금리 연 1.7%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연 5.7%까지 오른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월 납입 한도는 최대 50만원이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1.7%에 우대금리 최대 연 0.5%와 특별우대금리 최대 연 3.5%포인트를 준다.

또한 현대카드는 하나금융투자와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을 6개월간 연 7%(세전) 수익률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하나금융투자의 RP 상품에 가입하고 현대카드 사용실적이 6개월간 누적으로 100만원 이상 있으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도 SBI저축은행과 손잡고 연 최대 6.0%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금을 출시했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앱에서 만기까지 유지 시 기본금리 2.1%를 받을 수 있으며, 신한카드 사용조건을 충족하면 3.9%의 우대금리가 지급된다.

삼성카드는 MG새마을금고와 제휴해 최고 연 4.5%의 금리를 주는 'MG가득정기적금' 상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가 연 1∼2%대이지만 삼성카드의 이용실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최고 연 2.5%까지 추가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다각화는 수수료율 인하 이전부터 업계가 추진해온 해묵은 얘기지만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더 강조되는 시기인 것 같다”라며 “한 카드사에서 어떤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선보이면 나머지 카드사들도 그 장점을 취합해 따라가는 흐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선두를 선점하는 것이 마케팅이든 고객확보든 장점이 크다. 올해는 빅데이터를 통해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서비스와 상품 구성 경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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