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버텨내기’...증권사, 역대급 악재에 1분기 실적 추락
올핸 ‘버텨내기’...증권사, 역대급 악재에 1분기 실적 추락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5.0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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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KB증권 1Q 순익, 최대로 하락
미래에셋·메리츠, 코로나발 악재서 나름 ‘선방’
증권가 “코로나 영향, 하반기까지 갈수도”
무디스, 한투·신한·NH투자증권 등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검토’ 변경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난해 기업금융(IB) 효과를 톡톡히 보며 실적잔치를 벌였던 증권사가 올핸 역대급 위기 앞에 ‘버텨내기’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우려했던 만큼 큰데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도 잇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최근 속속 발표되는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훈풍이 불던 작년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B증권은 20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5조2454억원으로 작년보다 108.77% 증가했으나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평가손실 등 일회성 충당금이 발생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 측은 "1분기 중 글로벌 연계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한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ELS 자체헷지 운용손실이 발생하고, 라임자산운용 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약 400억원)과 일회성 충당금(약 190억원)이 발생한 영향 등으로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이 증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3.3% 대폭 줄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실적은 IB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IB부분 회복이 쉽지 않아 실적 끌어올리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ELS 자체헷지 비중이 경쟁 대형사 대비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할 수 있는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딩 및 헷지펀드의 손실 증가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동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발행의 어려움과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리스크 증가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IB 부분은 평분기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전년대비 36.3% 감소했다. 다만 이는 시장 추정치인 543억원보다는 98%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전년보다 27.9% 하락했다. 이 증권사는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9개 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견조한 실적을 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현대차증권의 컨센서스 784억 원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3월부터 대면 영업에 제한이 있었지만, 약 8000억 원 규모의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딜이 진행되며 인수주선 및 자문수수료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IB와 고객자산관리에 강점을 갖고 있는 증권사가 유망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코로나19는 증시뿐 아니라 실물자산에도 악영향을 주며 올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국내 증권사들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지난달 8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하향조정 검토'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의 범위, 심각성, 신용도의 약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글로벌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한국 증권산업은 충격의 영향을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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