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투쟁아이콘’ 벗나...'임금동결' 앞세운 완성차 노조
코로나로 ‘투쟁아이콘’ 벗나...'임금동결' 앞세운 완성차 노조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4.2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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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위기'...쌍용차·GM·르노, 임금동결 공감대
현대차 노조까지 달라졌다..."일자리 지키기 머리 맞대야"
쌍용자동차 노사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2020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 노사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2020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사진=쌍용차)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완성차업계 노동조합 전반에 ‘임금 동결’ 바람이 불었다. 임금 인상을 촉구하면서 강경투쟁을 나섰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가중되자, 노조들이 임금 인상보단 고용 보장부터 외치기에 이르렀다.

■ 고용불안으로 한발 물러서...마이너 3사 노조, ‘임금 동결’ 합의  

완성차업체 노조들이 줄줄이 임금동결 움직임에 합류했다.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발 양보해서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는 모습이다.

쌍용차 노사는 2020년 임단협에서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쌍용차 노사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쌍용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판매 감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모기업 인도 마힌드라의 2300억 투자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경영정상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계는 고질적인 고임금·저효율 구조로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전반에 퍼지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면서 고용불안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강경일변도 노선을 택했던 노조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 것이다.

르노삼성과 한국GM 노사도 지난 14일 합의한 2019년 임단협에서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간 양사 모두 기본급 인상을 두고 노조와 신경전을 10개월가량 벌여왔다. 애초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5.65% 인상,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8.1% 인상을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사측의 반대에 부딪히자, 한때 부분파업으로 맞서는 등 투쟁도 불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들 노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를 맞이하자, 경영난이 가중된 것을 감안해 최종 합의안에서 기본급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 '맏형' 현대차 노조까지...”임금인상 자제한 독일 사례에 주목해야“

현대자동차 노조도 달라진 분위기가 포착된다. 우회적으로 ‘임금동결’ 검토 가능성을 내비췄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7일 소식지를 통해 독일 금속산업 노사 협력 모델을 위기 극복 사례로 소개했다.

노조는 "세계 자동차 기업이 몰려 있는 독일 금속노조와 사용자가 맺은 위기협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독일 위기협약은 기업은 고용보장, 노조는 임금 인상 자제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수출시장 붕괴로 현대차 유동성 위기를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이 해법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면서 "한국 노사정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언급했다.

노조가 이 같은 사례를 제시한 것은 올해 상반기에 시작할 2020년 임금교섭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줄곧 투쟁을 외쳤던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진 기조여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 이후부터다. 작년 9월 현대차 노사는 8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노조가 파업보단 협의가 중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은 곧바로 노조지부장 선거로 이어졌다. 작년 12월 현대차의 새 노조지부장으로 실리 성향의 후보자가 당선된 것이다. 당선된 이상수 노조지부장은 현대차가 고용을 보장한다면, 임금 인상과 투쟁 대신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완성차업체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본격화됐다“면서 ”이러한 와중 노조들이 속속 임금동결 물결에 합류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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