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위기 다른 행보...현대카드 직원 100명 내보낼 때 우리카드 190명 뽑았다
같은 위기 다른 행보...현대카드 직원 100명 내보낼 때 우리카드 190명 뽑았다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13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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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99명 구조조정...우리카드는 191명 신규 채용, 정규직도 대폭 확대
잘 나가던 ‘온라인쇼핑’도 잿빛 전망...2분기, 코로나 여파 ‘본격화’
왼쪽부터 정영태 현대카드 부회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정영태 현대카드 부회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 국내 카드사들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인력을 감축해 2년 연속 구조조정 1위를 달렸고, 우리카드는 가장 많은 인력을 새로 채용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소비심리도 쪼그라들면서 카드사들엔 지난해 보다 더욱 어려운 업황이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덕 좀 보던 온라인쇼핑에 대한 전망도 잿빛으로 변하면서 카드사들은 이 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카드사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일어 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카드사 직원 구조조정 180여명...현대카드에서만 99명

13일 국내 7개 카드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9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대·롯데·삼성·신한카드의 전체직원은 전년보다 184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KB국민·하나카드의 전체직원 수는 오히려 206명 증가했다. 우리카드에서만 191명이 늘어나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

우선 지난해 가장 많은 직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 곳은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수는 1844명으로 전년 1932명보다 99명 줄었다. 이는 500여명의 고강도 인력감축을 단행했던 2018년 보다는 감소 폭이 적으나 이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의 구조조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017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한 부응과 디지털인력 확대를 위해 200여명 이상의 인력을 충원했던 회사지만 1년 만에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고강도 구조조정 칼날을 빼든 것이다. 2018년 11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400여명 규모의 인력 축소에 대한 질문에 “그정도까진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이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탓에 현대카드는 최근 노조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2018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갑작스럽게 진행됐고, 이 부분이 노조가 설립된 중요한 배경이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드사 중 두 번째로 인력감축을 많이 단행한 곳은 롯데카드였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총 직원수는 1649명으로 2018년(1708명)보다 59명 줄었다. 세 번째로 인력감축이 많았던 곳은 삼성카드였는데, 이 회사의 지난해 총 직원수는 2033명으로 전년 2055명보다 22명 줄었다. 이어 신한카드가 2628명으로 2018년 보다 4명 줄었다.

반면 우리·KB국민·하나카드는 오히려 직원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카드의 지난해 총 직원수는 827명으로 전년보다 191명 대폭 늘었다. 특히 타 카드사들에선 많아도 30명 안팎으로 증가한 정규직수도 21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총 직원수가 1609명으로 전년(1598명)보다 11명 늘었다. 이어 하나카드도 총 직원수가 762명으로 4명 증가했다.

지난해는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어느 때보다 짙었던 시기였다. 악재 속에서도 인재 등용 및 식구 지켜내기에 방점을 뒀다는 호평이 나온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라는 대악재와 금융당국 고강도 규제로 수익성 방어에 사력을 다 한 해였다”면서 “이런 가운데 인력을 늘렸다는 건 그 자체로 박수쳐줘야 할 결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올해 지난해와 달리 국가 차원의 위기 속에서 실적 방어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올해는 더 많은 규모의 인원이 감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제시한 7개 카드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영업점포수는 203곳으로 전년보다 58곳(22.2%) 감소했다. 수익성 하락이 본격화 되면서 영업점포를 통폐합하고 나선 것이다.

잘 나가던 ‘온라인쇼핑’도 잿빛 전망...2분기, 코로나 여파 ‘본격화’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온다. 최근 진행되는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점 구조조정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소비심리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카드사 8곳의 지난 달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40조7466억으로 지난해 3월(42조4735억원)보다 4.1% 줄었다. 온라인매출이 10조316억원 늘었지만 오프라인 이용액이 30조7151억원 급감하면서 전체 이용액이 줄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합산 전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전년과 비교했을 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2010년 12월(-1.3%)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5월(1.6%) 단 두차례 뿐이었다.

소비심리가 갈수록 부정적이어서 카드사들의 근심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 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를 나타내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 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락폭 역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수치를 보면 소비심리가 얼마나 위축됐는지 여실히 볼 수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발표한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RBSI는 ‘6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대한상의 측은 “잘나가던 ‘온라인쇼핑’마저 잿빛 전망”이라며 “그동안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을 이어온 온라인·홈쇼핑도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슈퍼마켓 등 그 외 업태에서도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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