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까지 내놔’...지금 대기업들은 현금확보 ‘안간힘’
‘부동산까지 내놔’...지금 대기업들은 현금확보 ‘안간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4.13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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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소유 알짜 빌딩·부지 '매각 릴레이'
코로나19 사태에 자금난 '빨간불'...남은 대안은 부동산 뿐
최근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현금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현금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줄지어 부동산 매물을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돈되는 건물·땅 판다...현대제철부터 아모레까지 매각 러시

먼저 이마트가 유동성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서울 마곡지구 부지를 팔아 총 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마트는 2013년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를 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2400여억원에 사들였다. 당초 스타필드를 지으려 했지만, 지난달 25일 태영건설-메리츠종금 컨소시엄에 8158억원에 매각했다.

현대제철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을 처분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로 인해 현금자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난 9일 건물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까지 마무리했다.

잠원사옥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7호선 논현역 사이 강남대로 변에 있는 8층짜리 건물이다. 매각가격은 6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성암빌딩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성암빌딩은 아모레퍼시픽 계열사들이 2017년 용산 신사옥 개장 후 모두 신사옥으로 옮겨가면서 유휴자산으로 남았다. 당초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으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한양건설이 지난달 2일 매입 계획을 철회하면서 매각이 한차례 무산됐다. 당시 매각금액은 1600억원으로 책정됐다.

그 외 기업들도 위기 속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유휴자산 처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진그룹도 연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 토지와 건물,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부지와 건물 등을 매각하기로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부산 영도 물류센터 부지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 ‘발등의 불 떨어졌다’...대기업들, 현금 끌어모으기 총력

대기업들이 이처럼 부동산 매각에 돌입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보통 회사채 등을 찍어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대거 하향조정되면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워지자, 최후의 보루로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대기업들은 당장 갚아야 할 부채가 산더미여서 자금 확보가 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500대 기업 중 234개 기업의 회사채 규모는 300조74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40%에 달하는 14조7545억원은 당장 2분기 말에 상환해야 한다.

급기야 대기업들은 돈을 구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은행권에 손을 벌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대기업 대출 잔액은 82조7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8조949억원(10.85%)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이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까지 손을 댔다는 의미다. 그만큼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이 대두됐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대기업들이 부동산 등 유휴자산 처분에 나서고 있다”면서 “국내외 경기 침체와 실물경제 위축으로 매각이 무산되거나,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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