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아시아나 빅딜’ 몸사리는 HDC현산
‘이 시국에’...‘아시아나 빅딜’ 몸사리는 HDC현산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4.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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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아시아나 인수' 무기한 연기
이미 난리난 항공업계...인수 포기설까지 '수면 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유례없는 항공업 악재에 HDC현대산업개발의 ‘빅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실상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들이 줄줄이 경영난을 맞이하면서 업계에서는 ‘인수 연기설’에 이어 ‘인수 철회설’까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 아시아나 인수 늦어질 듯...HDC현산에 쏠린 눈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7일로 예정됐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을 ‘계약서상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부터 10일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한 날’로 정정했다고 공시했다.

즉,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4700억원을 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키로 했던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셈이다.

여기서 아시아나항공은 인수를 연기한 이유로 기업결합승인 지연 문제를 꼽았다. 항공업체가 인수·합병(M&A)을 하려면 6개국에서 기업결합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정도 밀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수 일정을 연기한 것을 두고 심상찮다는 반응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매각 일정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주가의 급락으로 인수가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일 오후 기준 3450원으로, 작년 말 5500원선에서 40%가량 급감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1조2000억원에서 7601억원으로 36%가량 증발했다. 이는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인수대금 2조5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존에 제시한 인수금액을 다소 낮추는 방안으로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 이대로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고개든 '인수 포기설'

하지만 이대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품더라도 항공업 불황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HDC현산이 항공업 진출을 선언한 배경은 ‘건설업보다 항공업의 리스크가 작다’는 판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코로나19 리스크'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18일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임원 38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는 등 특단의 고육책까지 나왔다. 이달부터 아시아나 모든 직원들은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현재 운항률은 현재 7.6%까지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위험단계 그 이상이다. 작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1795.11%로 상장사 중 가장 높다. 불과 1년 만에980.26%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 조원의 자금 수혈을 하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인수 포기설’마저 돌고 있다. 만일 HDC현대산업개발이 현 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 인수액의 10%인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이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면서 “현재로썬 HDC현산으로서는 협상을 파기하지 않은 채 가격 조정을 통해 적정 인수가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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