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수익성 악화일로...현대카드, IPO ‘가시밭길’
'예견'된 수익성 악화일로...현대카드, IPO ‘가시밭길’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12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정수익’ 멀어지는데 업황도...현대카드, 올해 수익성 방어 어려울 듯
제2의 이랜드리테일 될까...IB 전문가 “현대카드, IPO 추진 계속 할 것”
현대카드(대표이사 정태영)의 IPO 기업 공시자료 제출이 기한은 3월 말까지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카드(대표이사 정태영)의 IPO 기업 공시자료 제출 기한은 3월 말까지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현대카드는 올해 현대차·기아차의 수익성 악화에 고정수익이 보장되던 계열사 덕을 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업 공시자료 제출 기한이 임박했지만 딜까지 성공하기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견된다. 시장평가 가격과 현대카드가 부르는 몸값의 차이, 실적 감소, 어두운 업황 등 갖가지 악재들이 쌓여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수익’ 멀어지는데 업황도...현대카드, 올해 수익성 방어 어려울 듯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카드수익은 8919억원으로 전년(9302억원)보다 4.12% 떨어졌다. 카드수익이 하락하면서 2018년 KB국민카드에 내줬던 점유율 순위도 되찾아 오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 현대카드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5.6%로 4위에 머물렀다. 지난 2011년부터 이어졌던 신한→삼성→현대카드 빅3 체제가 2018년부터는 신한→삼성→KB국민카드로 개편됐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4월 코스트코를 독점할 때만 해도 삼성카드가 현대카드에 2위 자리를 내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현대카드는 오히려 한 단계 밀려난 형국이다.

카드수익이 나빠진 것은 그동안 고수익을 보장받았던 현대차·기아차의 영향이 크다. 자동차 판매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으며 고정수익이 보장됐으나 자동차 계열사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함께 내려앉은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1~9월 현대카드가 현대차를 통해 낸 누적 카드수익은 전체 카드 매출의 8분의 1수준인 1000여억원이다.

현대카드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로 지분 36.9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지분 24.54%를 가지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도 지분 11.48%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능력이 저하됐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1월 한신평을 포함한 신용평가사들은 줄줄이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신평은 당시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같은 기간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AAA'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려잡았다. 이들 신용평가사에서 현대차의 신용등급 강등 요인으로 꼽은 원인으로는 주요 시장에서의 실적·수익성 회복 악화 및 자동차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이다.

현대카드는 회사 자체의 수익성 하락과 대악재로 불리는 코로나19사태로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견되는 카드업황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타를 맞으면서 카드 승인 실적도 대폭 쪼그라들었다. 전업 카드사 8곳의 카드사용액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대비 2월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 감소는 지난해엔 5.1조원 줄어든 데 비해 올해는 13.1조원이 줄어들어 감소 차이가 두 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2의 이랜드리테일 될까...IB 전문가 “현대카드, IPO 추진 계속 할 듯”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IPO 기업 공시자료 제출 기한은 3월 말까지다. 당초 현대카드 IPO 주관사들은 이달 말께부터 향후 IPO의 절차 및 시기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었다.

현대카드의 IPO를 맡은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이다. 현대카드가 IPO를 추진하는 배경은 2년 전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를 돕기 위한 것이다. FI 중 어피너티가 가장 많은 지분(9.9%)을 사들였고,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칼라일그룹 계열 알프인베스트먼트가 각각 9%, 5.01%의 지분을 매입했다. 현대카드에 투자 할 당시 F1들은 상장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FI들의 현대카드 지분은 24%이다.

현대카드가 IPO를 추진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도 시장에선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IPO 성공까지는 어려운 딜이 될 것이란 예측이 흘러나왔다. 현대카드의 밸류는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상장한 삼성카드의 최근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고려해 산정할 시 1조6000억원~1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정태영 회장이 직접 IPO를 미루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점을 두고, 일각에선 현대카드가 IPO를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FI와 투자계약을 맺을 때 IPO 미이행 시 패널티를 물어줘야 하는 조항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현대카드는 결국 IPO 추진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IB 시장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이랜드리테일처럼 IPO 미이행 패널티를 지급해야하는 조항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랜드처럼 IPO에 실패하면 현대카드도 FI지분을 다시 사들여야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대카드가 IPO 시장에 나왔을 때 몸값이 높아 안 팔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IPO를 몇 차례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4년 이랜드리테일은 3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IPO를 추진했으나 수차례 연기 후 결국 지난해 6월 IPO 추진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리테일은 연 2%의 IPO 미이행 패널티 금리를 물어주고 결국 FI 지분을 다시 매입했다. 이랜드리테일 FI컨소시엄의 투자 규모는 총 4000억원이며 패널티(2%) 규모는 80억원이다.

올해 2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월보다 두배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여신금융협회 및 8곳 카드사용액 집계)
올해 2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월보다 두배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여신금융협회 및 8곳 카드사용액 집계)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