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하자 1500여억원 규모 DLS 원금손실 '비상'
국제유가 급락하자 1500여억원 규모 DLS 원금손실 '비상'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11 1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H투자증권 'DLS 3232회' 공지 자료.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DLS 3232회' 공지 자료. (사진=NH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국내 증권사들에서 판매한 원유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상품들의 손실 규모가 1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은 원유 DLS 총 129개에서 유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조건이 발생했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자에게 각각 공지했다. 이들 129개 DLS의 미상환 잔액은 총 1533억원에 이른다.

각사별 규모로 보면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 38개 818억원, 미래에셋대우 20개 344억원, 한국투자증권 54개 279억원, 삼성증권 17개 92억원이다.

이들 DLS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또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대부분 유가가 발행 당시 기준가격의 약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이 없도록 설계돼 있다.

이들 가운데 규모가 50억원으로 단일 DLS로는 가장 큰 NH투자증권 'DLS 3232회'의 경우 지난 9일 현재 WTI가 배럴당 31.13달러, 브렌트유가 34.36달러로 기준가의 48% 선인 WTI 32.58달러, 브렌트유 36.69달러 밑으로 떨어져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다만 이들 DLS는 아직 손실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고, 만기까지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면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만기평가일까지 자동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만기에 하락률이 큰 기초자산의 하락률을 기준으로 원금손실이 발생한다”고 안내했다.

앞서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OPEC 비회원국이 모인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감산 규모를 논의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이렇게 되자 지난 9일 국제유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악의 하락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유가가 더 떨어지면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서는 DLS가 추가로 대량 발생하며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