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문제"...이스타 품은 제주항공에 우려섞인 시선
"앞으로가 문제"...이스타 품은 제주항공에 우려섞인 시선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3.02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항공, 몸값 낮춰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인수
코로나19 등 항공산업 위기에..."경영정상화 더뎌질 듯"
제주항공은 작년 영업손실이 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은 작년 영업손실이 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품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2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과 5위 이스타항공의 맞손에 기대를 걸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 몸값 150억원 깎고 이스타항공 품는다

제주항공은 한때 ‘인수 불발설’이 떠돌기도 했지만,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대신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항공산업의 위기에 공감하면서 인수가액을 545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작년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제시했던 695억원보다 21.58% 낮아진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인수가격 인하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 있다. 매각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항공사가 국토부장관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은 후 2분의 1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소하거나 6개월간 사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퇴출당할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2011~2016년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으며,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자본잠식률 70.7%, 47.9%로 부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스타항공으로썬 이러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매출 급감으로 인해 자금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중순 재무상황 악화로 정유사로부터 급유 중단 통보를 받았으며, 전체 임직원들의 임금을 60%까지 삭감하기도 했다.

■ 벼랑 끝 항공산업에 회의적인 시각도 '솔솔'

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의 인수와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일단 제주항공의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의 현금성 및 단기금융자산으로 약 3200억원을 안팎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가 모그룹 애경그룹까지 가세하면, 제법 두둑한 실탄을 갖춘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이스타항공이 경영난이 장기화되면서 인수 이후 투입할 금액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고비용 항공기 리스료, 주기료, 인건비 등의 비용도 부담이다. 2018년 기준 이스타항공이 향후 5년 내 갚아야할 항공기 리스료만 2625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제주항공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영업손실 329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341억원에 달한다. 이대로라면 올해 1분기 적자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미 제주항공은 지난달 12일 위기경영체제를 선포했으며, 경영진의 임금 30% 반납하기로 했다. 이달 달부터 6월까지는 최대 4개월간 희망자에 한해 유급 휴직 제도를 실시하고, 70%의 임금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처럼 임직원 임금 삭감에 들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허리띠 졸라매기도 벅찬 상황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품더라도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영정상화에 도달하기까지 상당 기일이 걸릴 것”이라면서 “당초 예상보다 인수금액이 낮아졌더라도 한동안 수익성 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