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위기는 다르다"...코로나19에 힘받는 '전자투표제'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코로나19에 힘받는 '전자투표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2.25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계1·2위 삼성전자·현대차, 전자투표시스템 채택
코로나 여파에 전자투표시스템 이용률 한층 높아질 듯
작년 3월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총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 3월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총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올해 주주총회의 화두는 단연 ‘전자투표제'다.

전자투표제는 상법상 주식회사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가하지 않고도 온라인 전자투표 방식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안이다. 스마트폰이나 PC로 본인 인증만 하면 어디서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주총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재계에서는 올해가 전자투표제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달 주총 시즌을 앞두고 대기업이 앞다퉈 전자투표제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 삼성·현대차 전자투표제 속속 도입...’밴드웨건 효과‘ 기대

재계 1·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들의 결정에 전자투표제도를 채택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주주권익 보호 차원에서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작년 삼성전자는 주주권 보장을 위해 주총 좌석 수를 800여석 이상 늘렸지만, 지난 2018년 액면분할로 늘어난 소액주주들을 감당키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주총장에서는 소액주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긴 대기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9월 기준 소액주주들만 60만명이 넘는다.

현대차그룹도 내달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전면 실시한다. 기존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 등 3곳에서 나머지 9개 상장 계열사로 시행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신규 도입한 계열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현대로템, 이노션, 현대오토에버이다.

재계 3위에 빛나는 SK그룹은 지난 2017년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이후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 중이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은 내달 롯데하이마트에 전자투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 외 포스코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신세계그룹 등은 이미 전자투표제를 순차적으로 시행 중이며, 올해부터는 현대백화점그룹도 이에 가세한다.

■ ’코로나19 악재' 주총대란 우려...“전자투표 더욱 활성화질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전자투표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액주주들이 주총 현장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전자투표시스템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 백명의 주주들이 주총장에 집결하는 만큼 방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상장사들은 주총 참석률이 낮아져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할까 고민이다. 주총의 보통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과 출석 주식수의 과반 이상 찬성이 있어야 의결된다. 이 때문에 주총을 코앞에 두고 전자투표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한진그룹이다. 한진칼의 단일 최대 주주인 KCGI는 한진그룹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재차 촉구하고 있다.

KCGI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주요 상장회사들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행사율을 높여 주주 권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주총회장에 직접 출석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주주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 측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한진칼 주주들의 주총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주총 참석률은 77.1%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재계는 전자투표제 도입이 대세된만큼 주주친화 경영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전자투표제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들의 작년 전자투표제 행사율은 5%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행사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내로라하는 기업들 모두 주주권리 강화에 동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