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왕’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빅4 금융 체제 흔들었다
‘소통왕’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빅4 금융 체제 흔들었다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2.20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자’된 NH투자증권, 지난해 순익 전년比 32%↑...비이자이익 개선에 한몫
김광수 회장, 리더십·경영능력 통했다...올해는 ‘차별화·글로벌화·디지털화’
▲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NH농협금융지주)
▲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NH농협금융지주)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지난 2018년 순이익 1조원대 돌파에 이어 불과 1년 만에 2조원대를 바라보게 됐다.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 전계열사들의 고르게 성장한 실적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역대 최대 실적 실현에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경영능력과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리더십이 주요했다. 특히 증권사를 비롯한 전계열사가 모두 실적이 상승하며 그동안 농협금융이 지적받았던 수익비중 은행 쏠림 현상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올해는 4대 금융그룹 안에 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효자’된 NH투자증권, 지난해 순익 전년比 32%↑...비이자이익 개선에 한몫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1조7796억원으로 전년대비 46%(5607억원) 급증했다. 이는 2012년 금융지주 출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주요 실적으로 이자이익은 7조8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334억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손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5326억원 늘었다.

지난해 농협금융 실적은 자산이나 순익 규모에서 1~4위인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빅4 금융그룹'과 비교해도 어깨를 견줄만하다는 평가다. 작년 빅4 금융그룹의 실적(순익)을 보면 신한금융이 3조4035억원, KB금융(3조3118억원), 하나금융(2조4084억원), 우리금융(1조904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농업인·농업·농촌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농협중앙회가 매년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농협금융에서 3000억~4000억원씩 거둬가고 있는데, 이 부분을 제외하면 작년 농협금융 순익(2조693억원)이 우리금융(1조9041억원)을 넘어 이미 빅4 금융사에 진입한 셈이다.

이러한 농협금융의 실적 증가에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뒷받침됐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5171억원으로 전년보다 24.1%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보다 3배나 높은 증가율이다.

비이자이익 개선에는 NH투자증권이 한몫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764억 원으로 전년(3615억 원)보다 3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01억원에서 5754억원으로 6.5%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기업금융(IB)을 비롯해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을 시현한 결과다. 특히 IB 부문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2687억원에서 지난해 3260억원으로 17% 늘었다. 트레이딩 부문은 국내외 주식채권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운용 관련 수익이 전년 대비 55.2%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이외에도 NH농협손해보험도 일반보험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68억원으로 전년(20억원)의 세 배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캐피탈, 자산운용, 저축은행, 리츠운용 등도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김광수 회장, 리더십·경영능력 통했다...올해는 ‘차별화·글로벌화·디지털화’

전계열사의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은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금융은 2017 순이익 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육박하는 등 2018년 김 회장이 취임하기 전만해도 은행 쏠림현상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해 들어 전 계열사가 고른 성장 시현을 통해 비은행 부문이 실적에 기여한 결과를 놓고 보면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취임 초부터 딱딱한 회의 대신 토론을 통해 유연한 조직 분위기를 형성하는 등 ‘소통형 리더’로 꼽힌다. 특히 20~30대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90년대생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젊은 세대들의 감각과 생각을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외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 인력과의 소통에도 집중했다. 지난해 9월 농협금융은 농협은행, NH투자증권 아시아 현지 채용 직원들을 초청해 ‘농협금융 해외점포 우수 현지직원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다. 현지 인력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이면서 해외 사업 전략을 공유하겠단 취지다. 김 회장은 당시 현지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해외 사업의 성공은 현지 인력의 역량에 달려 있다”며 “현지 특성을 섬세하게 반영해 효율적으로 사업을 확장해가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호주와 아시아권 3개국을 추가하는 등 올해도 해외사업 확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농협금융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우선적으로 진출해 지점을 개설하고 기업투자금융(CIB)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농협금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 농협금융 글로벌전략협의회'에서 "올해를 글로벌 사업 새로운 도약의 전기로 삼자"고 주문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13개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이라는 농협금융의 비전을 계승해 새로운 10년의 글로벌사업 도약을 위한 4대 핵심가치를 제정했다. 김 회장이 제시한 4대 핵심가치는 ▲농협금융의 농업금융분야 강점을 살린 '차별화(Differentiation)' ▲세계화와 더불어 포용적 현지화를 강조한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금융 생태계 전환에 대응한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 ▲농협금융의 공익적 위상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등이다.

전략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아시아 중심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 IB역량 강화 ▲도전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목표로 '2025년까지 자산 6조원, 당기순이익 연 1600억원, 해외 네트워크 13개국 28개 달성'을 잡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그룹들의 실적이 대체적으로 좋았음에도 농협금융이 주목받는 데는 계열사들이 모두 고른 성장을 한 부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