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뺨맞은 두산중공업, 신사업 돌파구 찾나
탈원전에 뺨맞은 두산중공업, 신사업 돌파구 찾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2.19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탈원전 눈물' 두산중공업, 대규모 명예퇴직 준비
본업 대체할 신사업 어디..."가시적 성과까진 아직"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최종조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최종조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두산중공업이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이하면서 체질개선이 시급한 상황에 이르렀다. 한때 ‘사람이 미래다’라는 그룹의 경영이념 아래 국내외 원전시장을 이끌어왔지만, 경영난으로 결국 구조조정 칼날을 쥐게 됐다.

두산중공업이 본업의 공백을 채울 신사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앞날에 시선이 집중된다.

■ 결국 대규모 인력조정 나서...'탈원전' 휴유증

두산중공업이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0일부터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만 45세(1975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규모가 1000여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2014년 이후 5년 만에 벌어지는 대대적인 인력조정이다. 전체 정규직 직원 약 6000명 중에 대상자는 26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 게 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미 수년째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 이래 6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은 15조6597억원, 영업이익 1조769억원으로 전년보다 6.1%와 7.3%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였다.

이는 세계 발전시장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석탄화력발전을 축소하면서 발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발전업체인 GE, 지멘스 등도 수주 부진으로 잇달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두산중공업의 위기를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민간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보다 정부의 정책 변화가 더 빨랐다는 지적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전 주기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납품해왔다. 원전부문이 대한 매출 기여도는 15% 안팎에 불과하나, 수익기여도는 그 이상이었다.

정부가 2017년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국내 원전 6기 발주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두산중공업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재개됐지만, 추가 수주를 노렸던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원자로 설비 수주는 물거품이 됐다.

■ '가스터빈 국산화' 승부수 띄워...新에너지 사업역량 무게추

두산중공업이 본업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야심차게 추진 중인 가스터빈 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발돋움할 지가 관건이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작년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스터빈은 가스발전(LNG) 시 미세먼지 배출이 석탄발전의 8분의 1이고,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은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전세계가 탄소 배출량 절감에 힘쓰면서 가스터빈 기술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4개국뿐이다. 두산중공업이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공정률은 95%가량으로 연내 시험 가동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026년까지 연매출 3조원 이상의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가스터빈 사업이 가시적인 수익을 내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리겠지만,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데 그 의미가 깊다. 

이 외에도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 확대, 해외 원전 수주, 원전 해체 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자재,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국산화 등 사업다각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