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절벽 엄습하는데'...다시 격랑에 휩싸인 르노삼성
'생산절벽 엄습하는데'...다시 격랑에 휩싸인 르노삼성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13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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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사도, 노조 내부도 갈등으로 '몸살'
코앞으로 다가온 생산절벽..."공멸 자처하는 꼴"
르노삼성 노조가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시청 앞에서 열린 임금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가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시청 앞에서 열린 임금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새해 벽두부터 르노삼성자동차가 격랑에 휩싸였다.

르노삼성은 노사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데다가, 노노 갈등으로 내홍까지 겪고 있다. 이대로라면 생산절벽에 대비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勞게릴라 파업 vs 使직장 폐쇄...한치 양보 없는 노사 대치

최근 르노삼성은 노사 갈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모습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파업이 재개된 것은 지난달 20일부터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9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부분 파업을 단행하기로 했다.

급기야 노조는 이달 7일 ‘게릴라 파업’까지 강행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게릴라 파업을 통해 기습적으로 공정별 조업을 거부하기로 한 것이다. 완성차 생산은 일부 공정이 멈추면, 나머지 공정도 마비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한때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10일 직장폐쇄로 맞불을 켰다. 노사 교섭이 타결되기 전까지 주간 1교대 체제로 8시간씩 가동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더이상 노조의 강경투쟁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직장폐쇄를 하면 파업 중인 노조원의 공장 출입을 막고, 파업에 불참한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파업으로 지금까지 약 1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사측이 초강수를 두자, 노조는 즉각 집회를 벌였다. 노조는 10일 르노삼성 서울사무소 앞에서 상경 집회를 열고, 기본급 인상 등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이어 13일에는 부산시청 앞에서 임금협상 쟁취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측과의 갈등 진화에 나서줄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 반기 든 노조원에게 쏠리는 눈...생산절벽 엄습 눈앞

이처럼 노사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사이 노조원들의 파업 동력은 약화되고 있다. 파업참여율은 이미 20%대까지 급락했다.

휴일인 10일과 11일에는 부산공장 임직원 2172명 중 80%가량인 1700여명이 근로희망서를 내고 무사히 주간 조 근무를 마쳤다.

이어 13일 오전에는 전체 임직원의 80%가 출근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노조원으로만 보면 1727명 중 1264명이 출근했으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463명으로 전체의 26.8%로 집계됐다.

이미 노조원 내부에서도 파업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한때 제3의 노조를 따로 결성 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조 집행부와 파업에 불참한 노조원 간 마찰이 빚어질 조짐도 보인다.

노조원들이 집행부에 반기를 든 것은 ‘생산절벽’ 위기 때문이다. 닛산 로그 물량계약이 만료되면서 올해부터 생산량이 직격탄을 맞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17만7450대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내수는 8만6859대, 수출 9만591대로 같은 기간 각각 3.9%, 34% 감소했다. 이것도 그나마 닛산 로그 생산 물량으로 버틴 것이다.

현재로선 로그 공백을 메울 생산물량도 없다. 이미 닛산 로그 후속으로 검토되던 캐시카이 위탁생산이 무산되고, 내년 출시 예정인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마저 지금까지 배정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현재 회사가 직면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고임금·저효율 구조를 개선하지 않은 채, 명분없는 파업을 전개하는 것은 공멸을 자처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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