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박정호가 외친 ‘AI 초협력’...아직 잠잠한 韓어벤져스
SKT 박정호가 외친 ‘AI 초협력’...아직 잠잠한 韓어벤져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1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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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협력' 화두된 까닭...현재 글로벌 ICT 기업은 거대 연합체 형성 중
국내 기업은 협업 '걸음마'..."미·중 기술 패권 맞서야"
CES 2020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SK텔레콤)
CES 2020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의 ‘초협력’ 발언이 장안의 화제다.

8일(현지시각) 박정호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끼리는 이미 협력을 하고 있는데, 국내 업체들이 따로 해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 주요 ICT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설계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한 협력이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발언의 밑바탕에는 기업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췄지만, 협업보단 ‘각자도생’에 특화돼 있다. 과거 대기업들은 재계 서열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자동차, 건설, 중공업 분야 등으로 발을 넓히다 보니, 사업 영역이 겹쳤고 이 때문에 그룹간 경쟁도 잦았다. 현재까지도 고화질 TV, 전기차 배터리, 5G 속도 등 차세대 먹거리 분야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협업 소식은 반갑다. 박정호 사장은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과 만나 ’AI 초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양사간 협력이 현실화하면, 각자의 단말에 AI 플랫폼을 복수로 지원하거나 AI 엔진을 통합하는 것, 연구·개발 공동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삼성과 능력은 합치고 브랜드나 애플리케이션은 각자 각고 싶은 방향으로 자유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7일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최대 IT가전쇼로 불리는 ‘CES 2020’이 개최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7일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최대 IT가전쇼로 불리는 ‘CES 2020’이 개최된다. (사진=연합뉴스)

걸음마 단계인 한국과 달리, 기술 선진국들은 전략적 협업에 한창이다. 협업은 국경과 업종의 장벽을 넘나들지만, 같은 국가의 기업들과 손잡는 일도 빈번하다.

현재 글로벌 ICT기업들은 미래 핵심 분야로 꼽히는 AI 로봇, 스마트홈, 블록체인, 미래 모빌리티 부문 등에서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GAFA로 불리는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이, 중국에서는 BATH로 요약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가 기술패권을 키우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 지지 아래 패권 시장을 확장하는 형국이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에는 막강한 모빌리티 연합군을 형성했다. 자율주행차와 차량공유 서비스 등 신(新) 모빌리티 기술 개발하기 위해서다.

일본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는 2위인 소프트뱅크와 공동출자해 합작법인 '모넷'을 설립했다. 여기에다가 혼다와 스즈키도 협업에 동참하면서 거대 연합을 형성했다.

100년 라이벌로 꼽히는 독일 명품차 벤츠와 BMW도 뭉쳤다. ICT기업들에 맞서기 위해 완성차끼리 협업에 나선 것이다. 이들 동맹에 아우디까지 합류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다른 경쟁 국가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자본과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고, 거대 기술패권에 밀리지 않으려면 국내 대기업 간 협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거대 ICT기업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선 국내 대기업 간 전략적인 기술 제휴나 합병이 수반되어야 한다“라면서 ”최종 경쟁 무대는 내수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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