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항공사 결산] 그야말로 다사다난...경영권 다툼에 M&A까지
[2019 항공사 결산] 그야말로 다사다난...경영권 다툼에 M&A까지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2.27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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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1위 대한항공, 경영 위기로 혹독한 한해
주인 바뀐 2위 아시아나·몸집 키운 3위 제주
올해 난기류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는 항공업계에 대규모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난기류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는 항공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올 한해 항공업계는 다사다난했다. 내수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항공수요 급감, 항공사 간 과잉 경쟁 등으로 항공사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러한 위기를 방증하듯 항공사들이 잇따라 M&A 시장에 나오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됐다.

■ 1위 항공사조차 ‘휘청’...대한항공 ‘오너리스크’까지 겹쳐

대한항공은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은 1999년 이후 20년 만에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됐다. 숨돌릴 틈도 없이, 4월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한진그룹은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후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그룹의 차기 총수로 지정되면서 숨을 고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이달 23일 한진가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공식적으로 경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불거졌다.

그 사이 대한항공뿐 아니라 항공업계는 ‘보이콧 재팬’ 여파로 때아닌 악재를 맞이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격화되면서 7월 이후 일본여행 수요는 급감했다. 이 때문에 탑승률 저조로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항공사(FSC) 모두 일본 직항노선을 운휴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는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3분기는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일본 불매운동에다가 공급 과잉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이는 항공사들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데 일조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이달 초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10월에는 근속 만 2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무급휴직 신청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임원 20%를 줄이는 조치까지 내렸다.

항공사 1위인 대한항공의 구조조정은 그만큼 불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항공사들은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연말 대미 장식한 키워드는 M&A...새 단장한 항공사 2·3위

올해 항공업계의 대미를 장식한 키워드는 바로 M&A였다. 항공사들의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했다.

대한항공과 쌍벽을 이뤘던 아시아나항공은 HDC그룹을 새 주인을 맞이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7일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가결했다.

이로써 HDC그룹은 항공사 2위인 아시아나를 품에 안으면서 건설, 유통, 레저, 물류, 항공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재계 순위도 33위에서 17위로 수직 상승한다.

당초 아시아나 인수를 두고 ‘승자의 독배’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지만, HDC그룹의 풍부한 현금자산과 범현대가의 지원 아래 매각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범현대가에서는 현대백화점, 현대오일뱅크, KCC 등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HDC그룹이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재매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티웨이항공 등도 추가로 시장에 나올 수 있어 한동안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으면서 LCC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이달 18일 최대주주인 이스타홀팅스와 주주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번 인수는 LCC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제주항공과 경영난에 허덕이던 이스타항공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다는 시각이다. 이스타항공은 LCC 5위 항공사로, 수년간 적자로 ‘매각설’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이로써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2' 구도에서 사실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HDC-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빅3' 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올해 격변기를 맞이한 것은 그만큼 불황에 견디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현재도 포화상태지만, 신규 LCC의 등장에 따른 과잉 경쟁으로 합종연횡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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