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차기 대권 시나리오는 '허세홍이냐, 허윤홍이냐'
GS 차기 대권 시나리오는 '허세홍이냐, 허윤홍이냐'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2.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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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구家 대표 허세홍, CEO로서 성과 내기 '관건'
허창수 외아들 허윤홍, 승진으로 차기 대권 급부상
(표=화이트페이퍼)
GS그룹 주요 인물 가계도 현황 (표=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GS그룹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졌다.

새 사령탑이 된 허태수 GS그룹 회장(62)은 다음 세대로 경영권을 물려주기 직전, 마지막 3세 경영 주자라는 평가다. 사실상 ‘4세 경영 승계’라는 미완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미 승계 구도의 윤곽은 대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4세 장손인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44)이 사의의 뜻을 밝히면서 차기 대권 주자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50)와 허윤홍 GS건설 사장(40)으로 좁혀졌다.

■ “승계원칙 없다”...차기 총수는 허정구家인가, 허준구家인가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할을 거친 이후 ‘친인척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LG그룹이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한 것과 달리, 아직 별도의 승계 공식은 없는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누가 차기 총수가 될 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현재 4세 중에서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대권 주자로 물망에 올랐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차기 총수가 3세 경영의 주축인 허정구 일가에서 등장하느냐, 허준구 일가에서 이어받느냐다. 이들 4세 후보자는 각 일가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허준구 일가는 그룹의 실세로 통한다.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은 허만정 창업주의 3남으로, 슬하에 둔 5형제 모두 그룹의 핵심 직책을 맡고 있다. 총수만 하더라도 허준구 회장의 장남인 허창수 초대 회장이 GS그룹을 15년간 이끌어왔다. 이후 바통을 이은 것 역시 허준구 회장의 막내아들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었다.

이 때문에 허윤홍 사장이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하다는데 의견이 모인다. 허윤홍 사장은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1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전면에 배치됐다.

이와 다르게 허정구 일가는 실질적인 그룹 지배권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장남인 허정구 회장은 장자 직계 혈통이지만, GS그룹에 뿌리를 내린 형제들과는 달리 독자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초창기 멤버로 삼성물산 대표도 역임했으며, 이후 삼양통상을 창업하기도 했다.

만일 GS그룹이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했다면,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이 차기 총수로 지목됐어야 한다. 허준홍 부사장은 허만정 창업주-허정구 삼양통상 회장-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계보를 잇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달 초 허준홍 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부친을 따라 삼양통상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허준홍 부사장의 선택으로 후계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은 허세홍 사장이다. 허정구 일가의 대표 주자이자, GS칼텍스의 리더로서 차기 대권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는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오르며 4세 경영인 중 가장 먼저 CEO 직책을 달기도 했다.

(표=화이트페이퍼)
GS그룹 주요 계열사 출자구조 현황 (표=화이트페이퍼)

■ '캐시카우' GS칼텍스냐, '또 다른 주축' GS건설이냐

차기 대권 승계구도가 GS칼텍스와 GS건설의 대표 주자로 형성된 점도 눈에 띈다.

허세홍 사장이 GS칼텍스의 대표이사라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GS칼텍스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GS의 전체 지분법 이익 중 87%가량의 영업이익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허세홍 사장의 경영능력이 일찌감치 입증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GS칼텍스는 오너 일가가 균형 있게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사실상 허정구 일가의 입김이 더 쎄다는 시각이다.

허세홍 사장의 부친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1994년부터 20년 넘게 GS칼텍스를 이끌며 회사를 글로벌 정유사로 키워냈다. 이후 2016년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수장 자리에 올라 3년 정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했다.

현재는 허세홍 사장이 사실상 GS칼텍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허세홍 사장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낸다면, 차기 사령탑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허윤홍 사장이 활약하고 있는 GS건설은 사실상 허창수 회장의 개인회사에 가깝다. 개인 최대주주인 허창수 회장의 지분만 9.27%에 달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가 ㈜GS 아래에 있는 것과 달리, GS건설은 체제 밖에 있다.

이 때문에 외아들인 허윤홍 사장이 GS건설을 물려받은 다음, 몇몇 계열사를 아울러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계열 분할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그룹이 허정구 일가 중심의 GS칼텍스로, 허준구 일가 중심의 GS건설로 각각 계열 분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후계구도가 잡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될 것”면서 “GS그룹이 LG그룹과 ‘아름다운 이별로’ 계열 분리에 성공한 만큼 계열 분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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