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코스트코 독점에도 ‘어닝쇼크’...돌파구 없나
현대카드, 코스트코 독점에도 ‘어닝쇼크’...돌파구 없나
  • 장하은 기자
  • 승인 2019.12.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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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카드사 실적 상승...하나·현대카드만 하락
‘코스트코 독점’ 효과 미미, 모기업 부진...IPO에도 영향줄까
올해 3분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대부분의 카드사 실적이 상승한 반면 현대카드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현대카드)
올해 3분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대부분의 카드사 실적이 상승한 반면 현대카드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현대카드)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난 3분기 대부분의 카드사의 실적이 좋아졌으나 현대카드는 어닝쇼크에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당초 코스트코 독점제휴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란 기대완 다르게 실적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동안 사업기반이 돼주던 모기업 현대차그룹의 부진으로 신용등급도 하향조정 돼 그동안 추진해오던 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카드사 실적 상승...하나·현대카드만 하락

올해 3분기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카드결제 소비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소폭 상승했다.

12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과 승인 건수는 각각 216조6000억원과 56억4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5%, 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카드의 3분기 승인금액과 승인 건수는 각각 178조7000억원, 53억건으로 전년대비 6.2%, 8.3% 각각 증가했다. 이 기간 개인카드 금액은 77%로 통계치가 발표된 2015년부터 매분기 3~4%포인트의 비중 확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드결제를 통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도 수수료 인하라는 악재를 어느정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의 실적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4111억원, 삼성카드가 2.8% 증가한 2827억원, KB국민카드가 2.2% 증가한 2510억원, 우리카드가 7% 증가한 948억원이다. 자동차할부금융이나 해외사업 등 수익원을 다각화하지 못해 수수료 인하 직격타를 그대로 맞은 하나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당기순이익이 37.8%로 줄어든 4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5%나 급감했다. 현대카드의 실적 악화가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란 업계 기대감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올초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을 따냈을 당시만 해도 업계는 현대카드의 실적 고공행진과 삼성카드의 실적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이마트트레이더스로 코스트코 빈자리를 채워 실적 선방에 성공했고, 현대카드는 반토막이 났다.

현대카드 측은 실적이 악화된 주요 원인을 대출서비스 취급액을 줄인 점과 내실 다지기로 인한 금융 수익 감소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트코 독점’ 효과 미미, 모기업 부진...IPO에도 영향줄까

현대카드의 실적 악화는 코스트코와의 독점계약 효과가 미미한 점과 계열사들의 부진에 따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는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에 처음으로 매출액 4조원을 돌파했다. 이 덕에 현대카드도 회원수와 신용판매 매출이 증가했다.

3분기 기준 현대카드 총 회원 수는 833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만명(12.9%) 늘어난 수치다. 또 개인 신용판매 매출(일시불+할부)도 24조1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카드의 광고선전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8%, 판매촉진비는 49.4%나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코스트코가 현대카드와 단독계약을 할 당시만 해도 업계에선 기대감이 컸다”며 “판단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없진 않다. 다만, 비용은 크게 지출됐는데 그 결과가 회원 증가나 신용판매에만 그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코스트코 회원들의 카드 쓰임새가 코스트에만 한정된다면, 독점 효과를 충분히 나타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그동안은 모기업인 현대차그룹 효과를 톡톡히 봤으나 현대차그룹이 겪고 있는 판매부진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다.

현대카드의 최대주주는 현대자동차로 지분 36.9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지분 24.54%를 가지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도 지분 11.48%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기아차 자동차 판매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사업기반을 확보한 현대카드로서는 실적 방어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9월 현대카드가 현대차를 통해 낸 누적 카드수익은 전체 카드 매출의 8분의 1수준인 1000여억원이다.

현대차·기아차의 경우 한국신용평가를 비롯한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까지 줄줄이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다. 지난 달 27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조정됐다. 그룹 차원의 지원능력이 저하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현대카드 IPO(기업공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업계에선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감돌고 있는데다 신용평가 ‘적신호’는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시장전문가는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같은 멀티플을 적용해도 시총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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