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외쳤건만...연말 완성차업계 곳곳 노사 '냉랭'
상생 외쳤건만...연말 완성차업계 곳곳 노사 '냉랭'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2.11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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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조, 6개월 만에 또 파업 깃발
현대차 노조, 때아닌 와이파이 투쟁 눈총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6월 임단협 타결 후 6개월 만에 또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가 지난 6월 임단협 타결 후 6개월 만에 또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연말 국내 완성차업계가 노사 갈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 노사 관계에 있어서 국내 완성차들의 성과는 값졌다. 쌍용자동차는 물론이고,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까지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특히, '맏형' 현대차 노사가 보여준 통 큰 결단은 자동차업계 노사 관계 전반에 상생 기류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기대감과 달리, 여전히 노조들은 산업 전반의 위기에 공감하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 ‘상생선언문’ 잊었나...르노삼성차 노조, 다시 파업카드

최근 르노삼성자동차가 임금 및 단체협상 갈등으로 다시 파업 위기를 맞았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1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 결과, 66.2%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수위와 파업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르노삼성차 노사가 상생선언문을 발표한 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지난 6월 노사는 상생 공동선언문을 통해 "2018년 임금 단체협상 과정에서 노와 사가 분쟁했던 상황을 기억하고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과거의 아픔을 화합의 밑거름으로 인식하겠다“면서 노사 협력을 다짐했다.

하지만 악화된 경영여건은 노사 갈등에 불을 지폈다.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는 마지막 흑자를 낼 올해야말로 임금을 올려야 할 때라며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내년 경영위기를 우려하면서 고정비용 인상만은 막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처럼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올해 임단협도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임단협 타결을 하지 못한 완성차기업은 르노삼성차와 한국GM뿐이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새 집행부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임단협 교섭을 해왔으나,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교섭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 큰 고비 임단협은 넘겼건만...현대차 노조, 난데없이 와이파이 투쟁

현대자동차는 때아닌 노조의 투쟁이 벌어졌다. 화근이 된 것은 임단협 갈등도 아닌 와이파이 접속 문제 때문이었다.

현대차가 지난 9일 울산공장 생산라인 근무시간에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노조가 즉각 반발한 것이다.

노조는 곧바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오는 14일 특근 거부를 결정했다. 노조 측은 "와이파이 사용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과 노사합의를 깨고 접속을 차단한 핵심이다"며 "이런 식이면 다른 단협도 깨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를 내놓았다.

그러자 곧바로 사측은 11일 울산공장 생산라인 근무자들이 기존처럼 24시간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도록 되돌렸다. 품질 불량과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지였지만, 이틀 만에 해제한 것이다.

이러한 행태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눈총이 쏟아진다. 사소한 문제로 비롯됐지만, 노조의 삐뚤어진 실리주의가 드러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8년 만에 무분규로 올해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내고, 새 노조위원장으로 중도성향의 이상수 후보가 당선되면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더이상 강경 투쟁이 생존이 아니다'라는 판단이 담긴 결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당장 완성차업계 노조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에 위기의식이 퍼지면서 노조가 사측과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래가 불안할수록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져 굳어진 투쟁 노선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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