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와 협상의 법칙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와 협상의 법칙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5.30 0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지훈칼럼]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와 협상의 법칙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로 국내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구학서 신세계 사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인수가격은 8250억원(8억8200만 달러). 이로써 신세계는 월마트코리아의 국내 16점포를 포함, 이마트 점포망을 합쳐 모두 102개 할인점으로 소비자 유통분야를 휘어잡게 됐다.

 

지난달에는 이랜드가 4000억원의 현금만으로 한국 까르푸를 1조75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롯데는 롯데쇼핑 상장으로 4조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도 인수전에서 정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는 것.

 

이에 대해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최근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막후협상과정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의 월마트 인수성공 요인은 ▲한국시장 철수를 고려하던 월마트에 인수의사를 먼저 제의한 '선수치기' ▲ 판세를 못 읽은 롯데와 원화강세에 따른 타이밍 ▲세계 1위 유통업체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상호 보안에 따른 비밀보장 ▲ 세금문제와 공정위 개입에 따른 월마트의 불안 제거 등이었다.

 

첩보전을 방불케한 이번 월마트 인수전은 예비부자가 알아야 할 '협상의 법칙'이 곳곳에 존재한다.

 

협상의 목적은 당사자 간의 합의 결과에 따른 이익이 합쳐서 제로플러스(0+)가 돼야 한다는 것. 즉 한쪽이 적어도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실현돼야 한다.

 

먼저 신세계는 협상 대상이 처한 조건과 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해 철처히 분석했다. 철수시기와 제반비용 문제라는 월마트의 고민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먼저 인수의사를 밝혀 협상 파트너로서 신뢰감을 심어주었다.

 

여기에 더해진 정확한 타이밍, 그리고 완벽한 비밀보장과 함께 협상대상의 명예를 존중해 줌으로써 롯데의 끼어들기에 의해 불가피하게 벌어질 수 있는 인수가격 출혈경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나아가 협상 전략기획 요소로서 협상파트너의 약점과 고민까지 고려해 공정위와 국세청을 서브 협상대상에 포함시켜서 큰 밑그림을 그렸던 것이 주효했다.

 

이번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전에 대한 관전평의 핵심은 '체면 구긴' 롯데에 있는 게 아니라 신세계가 구사한 '협상법칙의 정석'에 있다.

 

예비부자가 알아야 할 협상의 법칙

 

1. 협상 대상을 파트너로 인식하라. 즉 당사자가 이익을 얻고 손해를 줄 제로섬게임의 대상이 아니라 최소한 제로플러스 이상의 결과물을 합의해 내야 할 윈-윈 파트너로서 믿음을 준다.  

 

2. 협상 대상에 대한 정보를 A~Z, 알파플러스까지 수집하라. 파트너의 고민과 처지를 명확히 분석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야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조건과 타결안을 제시할 수 있다.

 

3. 협상 타진과 조건제시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합목적성을 띤 협상의 결과물은 경쟁자의 의도 뿐 아니라 '통제불가능한 상황'까지 정확히 읽어야 기대할 수 있다.

 

4. 협상의 목적과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일치할 때 협상에 임한다. 다시 말하면 협상은 기획과 전략 안에서 기능하는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지훈 아이엠리치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