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임원인사 ’위기 속 안정‘ 택하나
4대 그룹, 임원인사 ’위기 속 안정‘ 택하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1.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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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적 불확실성 속, 노련한 리더쉽 필요할 듯"
"삼성·현대차·SK·LG, 주요 계열사 CEO 유임 가능성 대두"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은 이달 말부터 임원 정기 인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각 사)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은 이달 말부터 올해 임원 정기 인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주요 대기업의 연말 임원인사 키워드로 '안정'이 힘을 받고 있다.

그 여느 때보다 위기의식이 팽배해져서다. 사실상 국내 대기업들은 현 경영상황을 위기로 진단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내수 경기 침체에다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도 극에 달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이달 말부터 임원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이들 그룹의 임원인사를 두고 산업 패러다임 전환 속 ’혁신‘을 기치로 내세워야하지만, 대내외적 위기 속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불확실한 삼성·SK, 사실상 ’물갈이 인사‘ 쉽지 않을 듯

올해 유독 삼성그룹의 연말 분위기는 무겁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태 관련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어서다. 이 부회장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한 재판도 남아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연말 임원인사가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소폭의 사장단 인사만 단행할 공산도 크다.

앞서, 삼성은 2017년 임원인사에서 60세 이상 사장을 용퇴시키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했지만, 작년 임원인사에선 계열사 대표들을 모두 유임시켰다.

삼성전자 3대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은 임기가 오는 2021년 3월까지여서 유임될 것으로 점쳐진다.

SK그룹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규모 자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임원 직급제도를 폐지해 부사장·전무·상무로 구분됐던 임원 직급은 본부장과 그룹장 등 직책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사실상 승진 인사가 사라진 셈이다.

여기서 변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다.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만큼, 인사에서 사회적 공헌도가 중대한 평가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주)SK 사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적다. 이들은 최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가, 그룹 내 핵심역할을 맡고 있어 연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 작년 ’변화‘ 택했던 현대차·LG, 올해 ’안정‘ 추구할 듯

젊은 리더를 등판한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의 임원 인사에도 이목이 쏠린다.

우선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대규모 인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해외 법인장을 퇴진시키면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정몽구 회장의 측근들을 일선 후퇴시키며 ’정의선 시대‘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게다가 올해 정 부회장은 연중 수시 인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왔다. 틈틈이 미래 모빌리티 관련 외부인사를 수혈해오기도 했다.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의 거취 유무다. 일각에선 부진한 실적으로 이들의 유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꿔서는 안 된다‘는 기치 아래 인사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인 LG전자, LG화학 등은 경쟁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구 회장의 지난해 첫 연말 인사는 ’안정 속 쇄신‘을 택했다. 당시 부회장 대부분을 유임하면서도 동시에 젊은 인재를 대거 등용했다.

현 시점에서 임기가 2021년 3월까지인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실세로 통하는 권영수 부회장은 당장 임기가 내년 3월로 끝나 연임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에 대기업들이 물갈이 인사가 불투명해졌다"면서 "산업 패러다임 전환 속 미래 인재는 전진배치하되, 노련한 리더쉽을 갖춘 부회장급은 유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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