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어떻게 집샀니]신혼부부 혼수비 줄여 내집마련에 올인
[너어떻게 집샀니]신혼부부 혼수비 줄여 내집마련에 올인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5.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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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을 할 경우, 집마련은 남자가 혼수는 여자가 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이런 관행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집마련을 해주지 못하는 부모들은 괜히 '내가 능력이 안되서 자식 집한채도 마련해주지 못한다'는 자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이런 시대도 지난듯 하다. 최근 결혼을 하는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신랑과 신부가 돈을 모아 공동으로 내집마련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급등으로 집 한채 장만하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지면서 신랑집의 돈으로만 집마련하는 것은 무리라는 신세대 예비부부들의 판단에서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선 집마련, 후 세간살이'. 이 방식은 신부가 혼수비로 사용할 돈 가운데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집마련 비용에 보태고 나머지 생활용품은 살면서 하나씩 장만해 나가는 것이다.

 

지난 3월 결혼한 김우주(가명,31)씨와 이하얀(가명,27)씨 부부의 경우도 이 방법을 통해 내집마련을 했다.

 

김씨는 "결혼식 날짜를 잡고 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중 제가 모아둔 3000만원과 부모님이 준비해주신 4000만원을 모두 합해도 서울에 20평형대 아파트를 장만하긴 꿈같은 일이었다"며 "처음에는 그냥 7000만원짜리 전세로 시작할까 생각했는데 아내가 그럴바에 '자신의 혼수비용을 절반정도로 줄이고 나머지 돈을 집마련비에 보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혼수에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것보다 실질적이고 경제적으로 돈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였단다.

 

당시 신부가 혼수비용을 쓰려던 돈은 그녀가 직장생활하며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2000만원과 부모님이 마련해주신 3000만원으로 총 5000만원정도. 그 가운데 3000만원을 집마련 자금으로 선뜻 내놓았다.

 

아내 이하얀씨는 "좋은 혼수를 해가고 싶은게 여자의 마음이어서 저역시 혼수비용에 적잖은 돈을 투자하려고 했었다"며 "잘 사는 친구들은 혼수비용으로 억대가 넘게 쓰기도 하던데, 그정도는 못해도 꼭 해가고 싶었던 물건들은 좋은걸 해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세집에 아무리 좋은 물건을 해가봤자 이사하면서 긁힐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구식물건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며 "그래서 먼저 내집마련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하고 혼수는 필수품들만 사가지고 갔죠"라고 덧붙였다.

 

부부는 총1억원(남편 7000만원+부인 3000만원)의 자금으로 종로에 직장이 있는 남편과 여의도에 직장이 있는 아내의 동선을 고려해 강서구 염창동에 위치한 25평 아파트를 1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모자라는 5000만원은 대출을 끼고. 

 

대출받은 5000만원은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3~4년 절약하고 저축하면 모두 갚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김우주씨는 "내집이 있으니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고 어딘지 모르게 안정감이 있다"며 "다만 한가지, 유럽을 가기로 했던 신혼여행지도 제주도로 돌리고 꼭 해보고 싶다던 아주 멋진 결혼식을 전부 포기한 부인한테 미안하고도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이엠리치 이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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