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적과의 동침' 나선 글로벌 車업계
뭉쳐야 산다... '적과의 동침' 나선 글로벌 車업계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1.04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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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PSA 합병으로 세계 4위로 도약...車업계 지각변동"
"새 패러다임 도태될까...생존 위한 '합종연횡' 활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동종업체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동종업체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독자적인 기술개발보다는 협업이 유리하다는 판단하에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다. 양사의 합병 추진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또다시 술렁이게 됐다.

업계는 자동차산업이 새 패러다임을 맞이하면서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 글로벌 車업계 ‘빅딜’...피아트-푸조 M&A 추진 중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이탈리아·미국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계 PSA그룹이 50대 50으로 지분을 갖는 합병 조건에 합의했다.

두 기업의 합병으로 자동차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작년 자동차 판매 대수는 FCA가 484만대, PSA가 388만대로 각각 8위와 9위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약 900만대로 올라서게 된다. 이는 폴크스바겐(1083만대),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1076만대), 토요타(1059만대)에 이어 4위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자율주행차 기술 확산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응 능력 향상과 대규모 투자 자금 확보 등이 합병 배경이 됐다.

특히, FCA는 2009년 크라이슬러 인수 이후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아지자 M&A 대상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FCA는 르노에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하는 합병을 제안하기도 했다. 합병안이 수용됐다면, 세계 3위 자동차기업이 탄생하는 것이었다. 당시 양사의 합병비율은 50대 50으로 기술 공유,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상했다. 

하지만 FCA와 르노의 빅딜은 프랑스 정부의 반대, 르노 노조의 일자리 감소 우려 등으로 결국 물거품으로 끝이 났다.

■ 이미 합종연횡은 ‘대세’..."도태될 위험에 일단 뭉치자"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합종연횡은 이미 대세가 됐다.

고급차 만년 라이벌인 벤츠와 BMW도 손을 잡아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와 BMW는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시스템, 자동주차 분야의 실질적인 기술 발전을 위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일본 혼다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작년 10월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같은 해 12월 포드와 폭스바겐은 미래차 공동개발을 위해 동맹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같은 완성차 기업끼리의 협력 못지않게 ICT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계열사 웨이모는 2016년 FCA와 자율주행 부문 협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재규어랜드로버(JLR)에 이어 올해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과 제휴를 맺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이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각각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합작사를 세우기로 했다.

이러한 합종연횡의 밑바탕에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자동차산업 격변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다운홀 미팅에서 ”전세계적으로 자동차시장이 2500만대 공급과잉이라, 미래 자동차업계에서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을 불문하고 미래차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자칫 방심하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과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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