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삼성전자, 50주년 잔치 '소박하지만 의미있게'
'초일류' 삼성전자, 50주년 잔치 '소박하지만 의미있게'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0.3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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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삼성전자, 50주년 창립 기념식...이재용 불참할 듯"
"불확실성 대두...국정농단 사태 연루, 대외적 정세, 실적 악화도 발목"
삼성전자는 내달 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주재로 50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내달 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주재로 50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대한민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두고 있다. 분위기는 차분하다. 대내외적 악재에 일단 창립기념식을 조촐하게 열기로 해서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주재로 50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50주년 행사는 삼성전자로서도 상당히 뜻깊다. 흑백 TV를 만들던 삼성전자는 단 50년 만에 가전뿐 아니라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아우르는 글로벌 ICT 기업으로 거듭났다.

■ ‘삼성전자 50년 고속성장기’... 이병철·이건희에서 이재용으로 바통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함께 고속성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태동했지만, 삼성반도체통신 합병일인 1988년 11월1일을 창립 기념일로 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회장이 1983년 2월 일본에서 발표한 '도쿄 선언'을 기점으로 반도체 산업에 전격 뛰어들었다. 이는 가전산업만으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이병철 회장의 판단이 깔린 것이다. 당시 과감한 결단에 각계에서 회의론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지금의 삼성전자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7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삼성전자 재도약기를 마련한다. 낡고 썩은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고자 ‘삼성 신경영’을 선언한 것이다. 당시 가전에서 제법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품질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경영을 추구하면서 ‘1등 DNA’를 본격 발휘한다.

1994년 첫 휴대전화로 '국민 휴대폰'을 탄생시킨 이후 '애니콜 신화'로 단숨에 국내 휴대폰 1위로 올라선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 갤럭시의 성공 밑거름이 된다.

같은 시기 반도체도 세계 1등 반열에 올라선다.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 D램을 개발한 이후,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올라섰다. 1989년까지만해도 D램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와 NEC,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가, 단숨에 선두주자로 도약한 것이다.

현재 경영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혁신은 진행 중이다. 향후 50년을 이끌 ‘포스트 반도체’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등에서 찾고 있다.

■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소박해진 ‘삼성 50돌 잔치’

곧 삼성전자 50주년을 맞이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축포를 터트리기엔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다. 이를 고려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은 특별한 기획 없이 조용히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특별한 비전 선포식 없이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진행되며, 이 부회장은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열린 40주년 기념식에서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2020'을 선포했지만, 올해 기념식에선 비전 발표도 생략된다.

삼성전자는 겹악재로 지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내부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해졌다.

특히, 지난 25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정준영 부장판사가 부친 이건희 회장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언급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당시 정 부장판사는 "1993년 만 51세 되던 해에 이건희 회장은 '삼성 신경영'을 선언했는데, 올해로 만 51세 나이가 된 이 부회장의 선언은 무엇이어야 하나"고 물었다. 이는 총수로서 혁신경영을 이끄는 데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과제로 던진 셈인데, 조언인지 당부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태 연루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외부 악재까지 겹친 상태다.

더욱이 실적마저 비상등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해온 반도체의 부진은 삼성전자로선 치명적이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 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70% 이상을 차지한 바 있다.

3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반도체 부문 매출은 17조5300억원으로 작년 대비 2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조500억원으로 작년보다 77.6%나 급감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 한 번뿐인 50주년 행사를 조용히 진행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자축보단 묵묵히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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