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때와 다르네”...의외로 잠잠한 강동發 입주대란
“헬리오시티 때와 다르네”...의외로 잠잠한 강동發 입주대란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0.1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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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전세대란...1.5만 가구 입주행렬에도 전셋값 방어"
"가을 이사철 수요, 공급축소 우려 등 전세수요 급증"
헬리오시티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최고 35층, 84개동, 총 9510가구으로 이뤄진 매머드급 단지다. (사진=연합뉴스)
헬리오시티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최고 35층, 84개동, 총 9510가구으로 이뤄진 매머드급 단지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서울 강동구 전세시장이 어째 차분하다. 올 초 ‘헬리오시티 대란’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당초 올해 서울 강남권 전세시장은 상반기 헬리오시티 입주로, 하반기 강동 입주행렬로 두 차례 출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옆 동네인 송파구는 올 초 95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로 난리였다. 미니 신도시급 입주 물량에 전세가까지 약세로 돌아섰다. 급해진 집주인들이 ‘세입자 모시기’에 나서면서 싸디싼 전세매물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와 다르게 1만5000여가구의 입주가 진행 중인 강동구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다.

■ 물량 앞에 장사없다?...끄떡없는 강동 전세시장

서울 강동구 전세시장은 입주행렬에도 끄떡없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수요에 역전세난 우려는 쏙 들어간 모습이다.

더욱이 강동구 입주 물량은 내년까지 약 1만5000가구다. 6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등이 줄줄이 입주에 나선다. 내년 2월에는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의 입주도 예정돼있다.

이미 헬리오시티의 전세난을 겪은 터라 이들 단지의 전세 매물은 입주 8개월 전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한때 집주인과 세입자 간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좀처럼 물량은 해소되지 않기도 했다. 헬리오시티처럼 입주 직전 급매물이 쏟아지기를 기다리는 세입자와 집값을 더 내릴 수 없다는 집주인 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입주 직전 잠깐 가격조정을 받다가, 현재는 적정한 선에서 몸값을 회복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입주가 한창인 고덕그라시움은 전용 59㎡ 전세가가 4억~4억5000만원, 전용면적 84㎡는 5억5000만원~6억원 수준이다. 작년 말보다 5000만원가량 몸값이 하락했지만, 예상보다 하락 골이 얕은 데다가 매수세가 늘면서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입주를 마친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는 오히려 강세다. 현재 명일역 솔베뉴 전셋값은 전용면적 59㎡이 4억5000만원 안팎, 전용 84㎡이 6억5000만원~7억원으로, 올 초보다 많게는 5000만원가량 올랐다.

■ 사라진 강동발 입주대란 왜?...시장 불확실성에 전세 수요 '뜀박질' 

서울 강동발(發) 입주쇼크가 사라진 데에는 부동산 규제도 한몫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전세 선호현상이 심해져서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너도나도 ‘로또 청약’에 도전하기 위해 일단 ‘전세 눌러앉기’를 택한 것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등도 전세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이들 대책의 시행으로 일부 지역의 전세가가 계약 갱신 전 급등하거나 전세 공급물량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정부의 규제와는 별개로 저금리 기조, 가을 이사철 풍부한 수요도 전세 선호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여파로 한동안 서울 전셋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1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공급부족 우려가 서울 전셋값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면서 “통상 전월세가격이 오른 다음 매매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장 왜곡으로 전세·매매 가릴 것 없이 들썩이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다가 금세 몸값을 회복한 '헬리오시티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헬리오시티로 요동쳤던 강남3구 전세시장은 반년 만에 온전히 회복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전용 84㎡는 지난달 초 8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입주 당시 6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2억원이 훌쩍 올랐다. 이러한 전례가 강동 입주단지의 전셋값 선방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고덕동 J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신축 전세 선호도가 높다 보니, 급매물도 빨리 빠지고 가격도 빠르게 회복된다”면서 “집주인들이 헬리오시티 때처럼 급하게 호가를 낮추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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