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400만 시대, 서민경제 '빨간불'
다중채무자 400만 시대, 서민경제 '빨간불'
  • 장하은 기자
  • 승인 2019.10.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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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경제 성장률전망치 잇따른 하향...서민 대출규모는 나날이 상승
최근 카드사에 대출받는 이용자가 증가한데 이어 이들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탓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부실해진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카드사에 대출받는 이용자가 증가한데 이어 이들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탓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부실해진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최근 카드사에 대출받는 이용자가 증가한데 이어 이들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연체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경제 전반에 감지된 부실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비씨(BC)·하나카드 등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에 공급한 카드론은 총 21조11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조8509억원인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보다 1.23%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은 2016년과 2017년만 해도 연간 35조원가량으로 큰 변동 없었으나 지난해 39조4315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진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롯데카드가 308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카드는 222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삼성카드가 116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공급액도 늘어났지만 연체율도 함께 증가한 점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대출 부문의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2.5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3%p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체율 상승세에는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영업행태가 반영된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기 부진의 여파를 보여주는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카드론 주 이용자는 주로 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저신용자가 몰리기 마련인데, 이들의 체감경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 대출 증감은 현실적으로 경제 상태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면서 “경기가 나빠지면 금융사의 대출 공급액은 늘어나고 그만큼 연체율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연체율이 단기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만한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부실채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데 입을 모았다.

연체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으로 이들 중 다수는 대출 돌려막기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422만77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말 351만1431명에서 5년 만에 20.4%나 증가한 수치다.

다중채무자의 채무 잔액은 508조9157억원으로 지난해 500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말 344조3095억원과 비교하면 47.8%나 불어난 것이다.

또한 금융사 4곳에서 돈을 빌린 경우는 107만4893명, 5곳 이상에서 빌린 경우도 96만5810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전체 채무자는 1938만3969명인데, 채무자 5명 가운데 1명꼴로 다중채무자인 셈이다. 다중채무자가 20% 가량 증가하는 사이 이들이 진 빚이 50% 가까이 늘어나면서 1인당 평균 채무 규모는 9805만원에서 1억2038만원으로 커졌다.

제윤경 의원은 “정부가 서민금융 상품을 늘리고 가계부채 증가율을 조절해왔지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 의원은 “채무자 맞춤형 상담과 복지정책을 조합해 서민들이 대출 돌려막기로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이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한은은 전망치를 2.7%에서 2.6%로, 7월 2.6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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