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빛난 '삼성의 어닝 서프라이즈'
위기 속 빛난 '삼성의 어닝 서프라이즈'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0.0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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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7.7조원...실적 회복 신호탄"
"이재용, '위기를 기회로' 바꾸나...불확실성 속 현장경영 계속"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호조 덕분에 올해 3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호조 덕분에 올해 3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잠시나마 한 숨을 돌리게 됐다.

최근 불거진 ‘삼성 위기론’에도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성적표를 받아서다. 증권가의 예상치를 뒤엎고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게 됐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실적 부담을 덜게 됐지만, 여전한 불확실성에 담담하게 국내외 현장을 오가며 경영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쾌거...내년 회복 기대감 ‘솔솔’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면서 위기론을 잠시 불식시킨 듯 보인다.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불거진 것은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부터다. 당시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데다가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여기에다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급기야 8월 초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사장이 되고 난 후 한 번도 임직원들에게 '내년은 위기'라는 말을 써보지 않았는데 올해 말이 되면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조심스럽게 위기론을 꺼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반도체의 공백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메꾸면서 예상 밖 ‘깜짝 실적’을 내게 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매출 61조529억원, 영업이익 7조185억원을 웃돈 것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65조4600억원)보다는 5.3% 줄었으나, 전분기(56조1300억원)보다 10.5% 늘어 4분기 만에 매출 60조원대로 복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6조6000억원)에 비해서는 16.7%나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12.4%로, 전분기(11.8%)보다 소폭 올랐다. 

스마트폰 부문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의 판매 호조로, 디스플레이 부문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1 출시에 따른 모바일용 OLED 공급으로 각각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수요 증가 등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돈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악의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동반 상승'을 거둔 것은 유의미한 성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로써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을 딛고 내년부터 실적 회복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증권가는 내년 실적 전망치 평균을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36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실적보다 큰 폭의 증가세다.

■ 이재용 위기대처능력 통했나...여전히 불확실성 곳곳 '산적'

이번 호실적을 거두는 데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대처능력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겨냥한 일본 수출규제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이 부회장의 역할이 두드러져서다.

이 부회장은 7월 초 일본발(發)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뛰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사흘 만인 7일 일본 출장을 떠나 현지 관계자들과 소재 확보 등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당시 5박6일 일본 출장 끝에 수출규제 소재의 '긴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고순도 불화수소는 우회 수입을 통해 물량을 확보했으며, 액체 불화수소는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부회장은 국내 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하면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가자"며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더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인도 등 해외를 방문해 세일즈 외교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 위기론’을 거두기에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히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가 진행 중인 데다가,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도 변수여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말 대법원으로부터 ‘원심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뇌물 혐의가 더욱 늘어나면서 이 부회장이 재구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오는 26일 사내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불거질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이 부회장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더라도 위기 극복을 위해 '삼성 총수'로서 신성장동력 발굴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란 듯이 깜짝 실적을 냈지만, 파기환송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가 향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면서 "회사의 상황인 엄중한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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