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신부’ 떠올리는 흥미진진한 저승
‘유령신부’ 떠올리는 흥미진진한 저승
  • 북데일리
  • 승인 2006.04.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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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감독이 10년을 공 들여 완성한 영화 ‘유령신부’(2005, 감독 팀버튼)는 사후세계와 유령을 소재로 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하루 12시간 작업에 겨우 1초 분량의 장면을 얻는 수고를 마다 않은 제작진과 팀버튼의 열정으로 상상의 공간 사후세계는 흥미롭고 유쾌한 공간으로 그려졌다.

<다른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대교베텔스만. 2006)는 유령신부 못지않게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사후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뺑소니 사고로 숨져 ‘다른 세상’ 이라 불리는 사후세계로 간 열여섯 살 소녀 리즈가 주인공이다. ‘다른 세상’에 사는 이들은 모두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어른이 되지도 못한채 이승을 떠난 리즈는 다른 세상에서 나이를 거꾸로 먹어 아기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절망에 휩싸인 리즈는 화폐 1이터님만 있으면 이승을 5분간 구경할 수 있다는 ‘관측갑판’에서 꼼짝 않고 지낸다. 그러나 자신 때문에 이승의 가족 사이에 혼란이 일어나고, 살아있는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슬픔에 잠긴다.

영화처럼 흥미롭게 전개되는 소설의 절정은 리즈가 개의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리즈는 죽은 개들이 사후세계인 ‘다른 세상’에 적응하도록 상담하는 일을 맡고 보람과 기쁨을 맛보게 된다.

“이승이든 사후세계든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만이 빛나는 삶을 살수 있다”고 속삭이는 소설의 결말이 눈부시다.

번뜩이는 발상과 감동적인 드라마로 독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다른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는 젊은 신예 가브리엘 제빈의 작품이다. 그녀의 시나리오 ‘다른 여자들과의 대화(Conversation with other women)`는 팀 버튼의 아내 헬레나 본햄 카트 주연으로 영화화 돼 제18회 도쿄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니, ‘사후세계’ 전문가 팀 버튼과 가브리엘 제빈의 인연은 기묘한 셈이다.

(사진 = 영화 ‘유령신부’ 스틸컷) [북데일리 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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