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구 교수 “일본 신사는 군사시설이었다”
한홍구 교수 “일본 신사는 군사시설이었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07.19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사(史)1, 2’(2003, 한겨레신문사)를 통해 우리 현대사를 날카롭게 해부했던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최근 ‘대한민국 사 3’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났다. ‘대한민국 사’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된 한 교수의 글을 모아 놓은 책으로 그 동안 당연시 했던 현대사에 대한 사실(史實)과 상식을 새롭게 해석했다.

이번에 새로 발간된 3권에선 ‘야스쿠니 악몽에서 간첩의 추억까지’라는 부제를 달았다. 저자는 박정희 논란에서 한승조 교수의 발언과 과거사 청산 등 우리 사회를 관통했던 이슈들을 현대사와 결부시켜 관심을 모았다. 16일 방송된 ‘변창립의 세상 속으로’에 출연한 한 교수는 책에 나온 내용들을 위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먼저 한 교수는 박정희 향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특히 경제 성장론에 대해 박정희의 업적만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허리 필 시간이 없던 어린 여공들의 피와 땀도 함께 보상받아야 한다”며 “경제 성장이 독재와 민주를 상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결국 박정희의 경제 발전은 민주화와 양립하지 못해 지속가능한 발전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 일본 극우파들의 야스쿠니 신사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한 교수에 따르면 일본 신사는 전쟁 중엔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닌 군사시설이었다. 당시 신사의 제사장은 육군대장으로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전쟁 찬양을 했다는 것. 이어 한 교수는 “전후(戰後)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 혼령을 징집해 붙잡아 둔 곳”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에 끌려가 죽음을 당한 2만 1천여 명의 한국인 유가족의 동의없이 신사에 합사돼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과거사 청산 문제에서는 일본을 예로 들었다. ‘과거사 청산을 왜 해야 하나’라는 일부의 물음에 대해 한 교수는 “고개를 돌려 일본을 보라”고 주문했다. 일본이 최근 보인 일련의 행위들, 즉 독도 문제나 극우 인사들의 망언,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등은 과거의 침략 행위를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한 교수의 주장. 과거청산을 하지 않으면 우리 역사 또한 어두운 과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 교수는 간첩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군대 내 인권 문제와 병역 체제 등에서도 진보적인 시각을 전했다.

한편 한 교수는 책이 어둡고 우울한 얘기들이 많다는 일부의 비판에 우리 현대사 자체가 어둡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그 안에서 힘을 본다며 앞으로 독자들에게 좀 더 희망찬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사를 계속 연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사진 = 일본 최대 규모의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

[북데일리 진정근 기자]gagoram@yahoo.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