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낸 '래미안 라클래시'...상한제發 청약열풍 씁쓸한 이유
결국 일낸 '래미안 라클래시'...상한제發 청약열풍 씁쓸한 이유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9.25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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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죄다 몰렸다...평균 청약경쟁률 115대 1"
"아직 상한제 도입도 안 됐는데...벌써 불붙은 청약시장"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로 일대 분양시장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1순위 청약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가뿐히 기록하면서 강남 ‘로또아파트’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2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래미안라클래시는 전날 112가구 모집에 1만2890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115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A형은 26가구 모집에 3758명이 청약해 144.5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그 외 전용 71㎡C형(125.2대 1), 전용 84㎡B형(116.5대 1), 84㎡C형(101.7대 1), 71㎡A형(101.2대 1), 71㎡B형(93.9대 1)도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 4750만원으로, 전용 84㎡의 경우 15억5300만∼16억6400만원으로 책정됐다. 모든 가구가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당첨자는 계약금과 중도금 등 전체 비용의 80%를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즉, 적어도 현금으로 10억을 쥐어야 대금을 온전히 치를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금부자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제약에도 이 단지는 세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데다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에 나온 강남권 재건축 단지라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래미안라클래시는 최소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면서 일찍이 ‘로또아파트’로 이목을 끌어왔다.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입주한 인근 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 7월 22억원대에 잇달아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주변 시세보다 5∼6억원 저렴하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분양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개관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분양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래미안라클래시의 청약흥행은 일찍이 예고됐다. 예비청약자들이 분양가상한제로 공급 부족을 우려하면서 막차 물량에 너도나도 청약통장을 꺼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최근 서울 내 청약경쟁률은 일제히 치솟았다. 분양가상한제 이후 첫 서울 분양단지였던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0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분양에 나선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 단지인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54.9 대 1, 단 10가구를 모집한 서초구 반포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반포센트레빌’은 57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른 바 분양가상한제발(發) 청약열풍에 달갑지 않은 시선도 보낸다. 다음 달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더 낮게 책정되면, 청약열기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소수의 수분양자가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한지가 두고도 연일 논란이다.

무주택자라고 하더라도 특정 당첨자에게 수 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많아서다. 오히려 9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제한이 있는 와중 로또아파트를 ‘현금부자’가 독차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분양가상한제로 수요자들이 분양 판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청약열기만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단체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는 최초의 수분양자만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구조”라면서 “정부가 특정 소수에게 당첨 기회를 준다는 것은 재건축 아파트 등에 집중됐던 투자 수요를 다시 분양시장으로 끌어오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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