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백수들, 클럽서 세상과 맞짱
어리버리 백수들, 클럽서 세상과 맞짱
  • 북데일리
  • 승인 2006.04.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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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안되는 게 어디 있니?”

KBS2 개그콘서트 ‘현대생활백수’ 코너에서 개그맨 고혜성이 유행시킨 말이다.

부모님의 투병생활로 어려서부터 돈벌이에 나선 고혜성은 신문배달, 외판원,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 그러나 고교 1학년 때 자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짧은 가방끈`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았다.

5년 전 간판제작 일을 하다가 떨어져 평생 왼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라는 장애판정까지 받았으나 재활을 통해 스스로 장애를 이겨낸 그는 KBS 공채개그맨으로 특채되는 기쁨도 맛봤다.

그는 방송에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힘든 시절이 있었지만 내 처지를 한 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성공은 8.7%에 달하는 청년실업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개그맨으로서 청년백수들에게 즐거운 행복을 전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주인장닷컴`(www.juinjang.com)이 블랙데이를 앞두고 오는 12일 `백수요일`에 개최하는 이벤트 `백수와 백조들의 저녁식사`(포스터)는 이 땅의 청년백수들의 서러움을 날려버리는 흥겨운 화합의 한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첫 여성 힙합듀오 <챕터투>(Chapter2. 사진)를 초청, 생활백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기회를 마련한다. 홍대앞 클럽 ‘배추가게’에서 오후 8시부터 열리는 이번 파티는 `현대생활백수`의 고혜성이 입는 트레이닝복을 입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이처럼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현실에서 `백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 <어리버리 백수, 세상과 맞장 뜨다>(디오네.2006)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가는 96년 장편소설 <소에게 바침>(민음사)으로 문단에 데뷔한 전은강.

어리버리한 탓에 일가친척과 가족들로부터 이름 대신 `8비트`로 불리는 주인공. 집에서 하는 일이라곤 보신탕이라고 불리는 동생의 개를 괴롭히고, 야동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이 전부인 그는 백수라는 이유만으로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하지만 구박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뻔뻔할 정도의 당당함과 잔머리로 상대를 골탕 먹이고 웃음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챕터투>의 대표곡 ‘노병은 죽지 않는다’를 들으면 어쩌면 8비트의 고단한 백수의 삶이 16비트 32비트, 아니 수천비트의 울림으로 다가올 것만 같다.

“일구야, 형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백수 백조파티에서 주는 무료 맥주와 짜장면, 그거 집에 싸가지고 가면 안되겠니?”

[북데일리 문수인 기자] beihanshan@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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