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퍼스트무버’ 전략…'전기차·수소차 이어 자율주행차'
정의선의 ‘퍼스트무버’ 전략…'전기차·수소차 이어 자율주행차'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9.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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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兆) 단위 ‘과감한 투자’...미래 모빌리티로 터닝포인트”
“궁극의 미래차 ‘자율주행기술 품은 수소차’ 만드나”
201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201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미래차시장 선점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손잡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수소차에 이어 자율주행차 분야까지 전격 뛰어들게 됐다. 과감한 투자 아래 미래차의 ‘퍼스트 무버’로서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 ‘2.4兆 통 큰 베팅’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차 승부수

현대차그룹이 ‘통 큰 투자’로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회사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법인의 투자 규모는 4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각각 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내년 보스턴에 합작사를 세우기로 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더욱이 단순히 지분 투자와 협업하는 것을 넘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점으로 현대차그룹이 정통 완성차업체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미래차 기술의 최정점에 선 분야로, 각종 하드웨어와 연계해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5G 통신망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딥러닝 기술 등이 수반돼야 비로소 최상의 자율주행기술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자율주행기술 확보를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구글, 우버 등 ICT 기업의 추격에 하드웨어 납품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합종연횡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흐름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이번 앱티브와의 합작으로 자율주행차 ‘후발주자’라는 꼬리표를 뗄 것을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을 오는 2022년 말쯤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운행에 들어가고,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하는게 목표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차량 설계와 제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분야의 역량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기술력이 합쳐지면 기술개발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차 ‘삼각축’ 완성...정의선 목표는 ‘자율주행 장착한 수소차’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와 수소차에 이어 자율주행차 분야까지 뛰어들면서 미래차의 핵심 ‘삼각축’을 완성하게 됐다.

그간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공략은 전기차와 수소차로 요약됐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것은 전기차지만, 향후 수소차가 친환경차의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투 트랙 전략’을 펼쳐왔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해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더욱 두드러졌으며, 현재까지는 두 분야 모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후발주자로 꼽혔으나, ‘니로’와 ‘코나’를 앞세워 전기차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유럽시장 공략에 공들이면서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9위에서 5위로 단박에 뛰어오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분야에만큼 ‘퍼스트무버’로 꼽힌다. 1990년대 말 일찍이 수소차 개발에 나섰으며, 2013년 ‘투싼’으로 수소차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지난해 1월에는 ‘넥쏘’를 선보이며서 수소차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세계 수소차 시장점유율 역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중 수소차를 양산하는 업체는 현대차, 토요타, 혼다 등 단 세 곳뿐이다. 물론 현대차가 이 중에서도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기술과 연계한 수소차는 현대차만의 ‘궁극의 미래차’로 꼽히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본계약 이후 치러진 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는 레벨 4·5 수준의 완전자율 주행으로 가면 전력 소모가 큰데, 수소차는 자율주행차의 좋은 플랫폼“이라면서 ”자율주행차와 수소차는 서로 맞물려 개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현대차가 수소차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접목시킨 기술개발을 염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과감한 베팅에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정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정의선 체제의 출범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그룹이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통 제조업체에서 미래 모빌리티 업체로 변모하는 데 정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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