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압수수색…검찰 칼, 삼성물산 합병 정조준 하나
국민연금 압수수색…검찰 칼, 삼성물산 합병 정조준 하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9.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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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3일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3일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점에 비춰보았을 때,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부정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의할 당시 판단 근거가 된 보고서 등 관련 문건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검이 2016년 11∼12월 연달아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판단한 지 한 달만이여서 더욱 이목을 끈다.

이번 검찰 수사는 표면상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겨냥하고 있지만, 본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부정 의혹을 규명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부채가 2012∼2014년 회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상태에서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무사히 이뤄지게 됐다.

당시 합병은 주주총회에서 옛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격 성사됐다.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 지분(46.3%) 가치를 6조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 1 대 0.35에 찬성했다.

이로써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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