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현장경영...이재용, 삼성물산 살뜰히 챙기는 까닭
쉼 없는 현장경영...이재용, 삼성물산 살뜰히 챙기는 까닭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9.16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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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추석연휴 사우디行...非전자계열사도 두루 살펴"
"그룹 전반에 높아진 불확실성...굳건히 현장경영 계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그룹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것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전자 계열사부터 비(非)전자 계열사까지 두루 챙기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두고 '삼성 사령탑'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이재용의 이례적 非전자 챙기기...삼성 총수로서 그룹 관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을 찾았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총 168㎞에 이르는 지하철 노선 6개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스페인 FCC, 프랑스 알스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당 프로젝트 3개 노선의 시공을 따냈다.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번 행선지는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 이후 첫 해외 방문지다. 이 부회장이 관할 구역인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물산의 해외건설 현장을 찾았다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 총수'로서 비(非)전자 계열사도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해석한다. 

그간 이 부회장은 명목상 삼성전자의 수장인만큼 전자계열사의 챙기기에 집중해왔다. 비메모리 반도체와 5G 통신 장비 등을 주축으로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전자계열사는 투자, 채용 부문 등에서 소외돼왔다.

게다가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도 이 부회장으로선 상당한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현재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당시 기업가치를 낮추기 위해 주택사업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삼성물산의 주가는 2014년 말 15만8000원에서 지난 15일 종가 기준 8만9600원으로 5년 새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말 이 부회장의 항소심이 파기환송되면서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 17.08%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 '대내외 위기' 맞이한 이재용, 그룹 총수로서 현장강행군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 중심에는 그룹의 위기가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삼성전자 충남 온양사업장과 천안사업장, 9일 경기 평택사업장, 20일 광주사업장,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 대법원 판결 이후인 11일에는 서울 서초구 서울 R&D 캠퍼스 등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이들 국내 사업장을 연달아 방문하면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가자"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현재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로 내부 악재뿐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외부 악재까지 겹쳤다.

게다가 그룹의 주축인 전자계열사들은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부문 모두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비전자계열사인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의 성적표 역시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 속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지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후 그룹 전체를 진두지휘할만한 소통창구가 없는 상황이다.

미래전략실 대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자계열사, 삼성물산 중심의 비전자계열사,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계열사 등 3개 TF가 구성돼 운영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삼성전자와 그룹 전체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 사령탑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한다는 판단이 수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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