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자 보다 유학생, 해외투자자 환전 더 이익 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시중은행들이 환전 서비스 확대를 통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카드·증권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환전, 해외송금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에 맞대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추석·휴가철 등 해외여행 고객과 환전액이 큰 유학생, 해외 직접투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환전 서비스를 계속 확대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공항철도 공덕역에 멀티외화 금융자동화기기(ATM) ‘무인환전센터 3호점’을 지난 달 오픈했다. 무인환전센터에서는 유로, 엔화, 위안화 등 주요 3개국 통화환전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무인환전센터 1호점을 지난해 11월부터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내에서 운영하고 있고, 올해 6월에는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무인환전센터 2호점을 오픈했다.
또 국민은행은 지난 2월부터 ‘KB-POST 외화 배달’ 서비스 제공 지역과 환전 가능 통화를 대폭 확대했다. KB-POST 외화 배달은 모바일 또는 인터넷으로 환전 신청한 외화를 우체국 배달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직접 수령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KB-POST 외화 배달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고, 환전 가능 통화도 달러, 유로, 엔화, 위안, 홍콩달러, 태국바트, 싱가폴달러, 영국파운드,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은행은 카페, 패스트푸드, 주유소 등에서 차에서 내리지 않고 환전 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환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드라이브 스루 환전 서비스는 우리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아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제공할 수 있게 된 서비스다. 제휴사 선정, 계약과 시스템 개발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서비스를 시험가동 될 전망이다.
이 서비스는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위비뱅크’에서 환전이나 현금인출을 미리 신청하고, 차량으로 드라이브 스루 제휴사를 방문해 차량번호 인식 등 개인 인증을 거쳐 외화를 수령하는 방식이다.
KEB하나은행의 환전지갑은 지난달 거래 1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10개월 만이다. 환전지갑은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환전서비스로 단 몇 번의 터치만으로 미국달러, 유로화 등 총 12종 외화를 손쉽게 환전할 수 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신청 당일 영업점을 통한 수령도 가능하다. 또 외화 수령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에 1인당 미화 1만달러까지 보관이 가능하고 관심 통화와 목표환율을 등록하면 푸시(PUSH)알림을 받을 수 있어 환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쏠(SOL)’을 통해 환전을 신청하고 원하는 날짜에 지정 영업점 또는 자동입출금기(ATM), 출장소에서도 바로 수령할 수 있게 고객의 편의성을 확대했다.
또 지난 2일부터는 신한은행은 추석을 맞아 주요 영업점 10곳에서 외화 선물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외화 선물박스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부모님 등을 위해 외화를 환전하는 고객을 겨냥한 특수 마케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드·증권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환전과 해외송금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시중은행도 환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추석이나 휴가철 해외여행을 위한 환전고객도 적지는 않지만, 유학생 송금이나 해외 직접투자를 위한 환전 이익 비중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