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고군분투...예병태 대표, 첫해부터 혹독한 신고식
쌍용차의 고군분투...예병태 대표, 첫해부터 혹독한 신고식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8.0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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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10분기 연속 적자행진...누적 적자만 1조원대"
"급히 실종된 신차효과에 하반기 흑자전환마저 안갯속"
지난 3월 취임한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아쉬운 첫 성적표를 거뒀다. (사진=쌍용자동차)
지난 3월 취임한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아쉬운 첫 성적표를 거뒀다. (사진=쌍용자동차)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가 취임 첫해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쌍용차가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야심차게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를 내놓았지만, 끝내 적자 탈출을 면치 못했고 급기야 임원들까지 감축하면서 고강도 조직쇄신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연초 기대감과 달리, 올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가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유의미한 성적표에도 결과는 ‘적자행진’...사라진 ‘신차효과’ 어쩌나

지난 3월 취임한 예병태 쌍용차 사장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적자 탈출이었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상반기에만 3종의 신차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부활의 신호탄을 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물론 상반기 판매량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7만277대로,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렉스턴 스포츠, 뷰티풀 코란도, 베리 뉴 티볼리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같은 판매량 호조로 상반기 매출액은 1조868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769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2분기 영업손실은 491억원으로 1분기 278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분기 영업손실은 2016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신차 출시에 따른 내수 판매가 매출액 증가로는 이어졌으나, 투자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에 따른 영업비용 확대로 손실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신제품과 기술개발 투자가 늘어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비용을 늘리면서 겪는 경영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낙관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경쟁사들이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면서 쌍용차의 신차 효과가 주춤해져서다.

소형 SUV 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던 티볼리는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의 등장에 입지를 위협받는 꼴이 됐다. 7월 한 달간 티볼리의 내수 판매량은 3435대로, 전년 동기보다 5.5% 덜 팔렸다.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지 한 달치고는 신통치 않은 판매량이다.

쌍용차의 자존심인 코란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출시 당시 실적 반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마저도 ‘반짝 인기’에 그쳤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신형 코란도는 3월 한 달간 2202대를 팔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으나, 이후 줄곧 감소세다. 4월 1753대로 급감한 이후, 5월 1585대, 6월 1114대, 7월 1020대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코란도 연간판매 목표량 3만대를 한참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 예병태의 과감한 결정...급기야 인위적 감산에 구조조정까지

이처럼 쌍용차의 뼈아픈 실적에 예병태 사장은 급기야 자구책으로 ‘임원 감축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그만큼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예 사장은 지난달 말 긴급담화문을 통해 오는 9월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임원 10~20% 감축, 부분적 조직개편, 안식년제 시행 등 고강도 조직개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 사장의 과감한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 사장은 재고량 조절을 위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평택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연초보다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재고량이 6000대에 육박하자, 지난달 5일, 8일, 12일, 15일 총 네 차례 공장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적정 재고량은 4500대 수준이다.

이 같은 과감한 행보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판매량이 예년보다 확대했음에도 실적 개선이 요원해지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쌍용차의 부채비율은 271%, 자본잠식률은 11% 수준이다. 경영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부터 누적된 적자액만 1조원을 넘는다.

업계에서는 이미 쌍용차 내부에서도 위기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쌍용차가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쌍용차를 둘러싼 산업환경이 순탄치 않아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면서 “다가오는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경영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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