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리스크 뒷전’...자동차·조선업계, 어김없이 하투 예고
‘대외리스크 뒷전’...자동차·조선업계, 어김없이 하투 예고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8.05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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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회복세 탔는데...美中 무역분쟁에다 日경제보복까지"
"또 파업 움직임에...결국 위기 자처할까 우려"
완성차와 조선업계 노조가 여름휴가 이후 임단협을 유리한 쪽으로 가져오기 위한 파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완성차와 조선업계 노조가 여름휴가 이후 임단협을 유리한 쪽으로 가져오기 위해 파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가 여름 휴가철에 들어갔지만,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합법적 파업권 확보에 성공하면서 이달 중순 파업을 예고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임금 및 단체협상 난항으로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휴가철이 끝나는 직후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완성車 노조, 연례행사처럼 ‘줄파업’ 예고...휴가철 이후 나설 듯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이어 한국GM 노조까지 파업 준비에 나서면서 하투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 가장 먼저 파업에 나선 것은 현대차 노조다. 현대차 노조는 5월30일부터 사측과 상견례를 시작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지난달 19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0.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이후, 이달 1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파업권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8년 연속 파업’ 기록을 세우게 된다. 파업은 여름휴가 이후인 내달 중순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의 파업도 시간문제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보다 하루 늦은 이달 2일 중노위로부터 조정중지 판결을 받아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하기 위한 준비절차를 모두 마쳤다. 일단 실제 파업 돌입 여부는 오는 12일 임원 회의와 쟁의대책위 회의를 거친 뒤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2.7%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상태여서 이른 시일 내 파업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 외 한국GM 노조도 일찍이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등 파업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한국GM까지 파업 태세를 갖추면서 르노삼성차 노조도 연쇄적으로 파업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완성차 노조가 연례적인 투쟁에 나서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 산업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명분 없는 파업을 단행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파업이 실적 회복세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현대중·대우조선, 강경투쟁 예고...올해 임단협 마무리 쉽지않을 듯

조선업계도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이달 중순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던 중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재신청을 했다.

지난 6월 말 현대중공업 노조가 중노위로부터 '노사가 성실히 교섭하라'고 권고하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음에도 다시 한 달 만에 파업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미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18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해 3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으며, 1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일정을 확정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까지 파업에 들어가면 6년 연속 임단협 관련 파업이다.

일반적으로 노조 파업권은 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합법이라고 본다. 중노위가 행정지도를 내린 상태에서 파업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중노위로부터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은 상황이다. 조합원 쟁의권 찬반투표에서는 92.1%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업 양대 노조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더욱이 인수합병으로 사측과 강경 대치를 이어왔던 터라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사의 ‘강 대 강’ 대치에 연내 임단협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 노사 갈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절벽에서 벗어났으나,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발주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업황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함심사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악재를 직면하고 있는 와중 파업 수순을 밟는 것은 기업의 위기를 자초하는 일”라면서 “경영난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강성노조가 투쟁 일변 노선을 고집한다면 노사 모두가 공멸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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